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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조금이라도 행복한 추억을 안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 19일 서울 장충체육관. 우리카드 우리WON 세터 한태준(21)은 삼성화재 블루팡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약 1시간 30분을 앞두고 2층 관중 출입구로 이동했다. 출입구 쪽에는 이미 긴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응원에 대한 보답이었다. 한태준은 "한 시즌 동안 응원해 주시느라 같이 고생하신 팬분들에게 어떻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마지막 경기 때 음료수와 쿠키를 준비해서 전달해 드리면 팬분들이 조금 더 재밌게 경기 관람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진행하게 됐다"라며 "팬분들께 받은 사랑에 비하면 정말 약소하지만 조금이라도 행복한 추억을 안고 돌아가셨으면 좋겠고, 감사한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올 시즌 우리카드는 힘겹게 시즌을 보냈다.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곳곳에서 부상자가 나왔고, 결국 봄배구가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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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을 이끄는 '야전 사령관'으로서 한태준의 마음도 무거웠다. 한태준은 "시즌 들어가기 전 나의 기록보다는 팀이 높은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팬들과 지난 시즌 약속한 것도 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고 돌아봤다.
비록 봄배구는 좌절됐지만 끝까지 응원해 준 팬을 향해서 깜짝 선물로 고마움의 마음을 전했다. 한태준은 "맛있게 드시면서 응원해주시길 바란다"며 팬들 한 명 한 명에게 준비한 선물을 나눠줬다. 팬들은 한태준이 준비한 팬 서비스 시간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사진을 찍기도 했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약 10분 정도 직접 팬들과 소통한 한태준은 경기 준비를 위해 코트로 이동했다.
한태준이 준 선물도 감동을 안겼지만, 이날 경기를 보고 돌아간 우리카드 팬은 잊지 못할 추억을 또 하나 남기게 됐다. 이날 우리카드는 세트스코어 0-2로 밀리다가 3세트부터 반격에 나서며 결국 3대2 대역전 승리를 거뒀다. 우리카드는 18승18패 승점 51점으로 정규리그를 4위로 마쳤다.
한태준은 "이번 시즌은 부상 선수가 많이 나와서 아쉬웠다. 하지만 부상으로 선수들이 이탈하게 된 상황 속에서 남은 선수들끼리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된 시즌이기도 해서 다음 시즌이 더욱 더 기대된다"라며 "비시즌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서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시즌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한 시즌 동안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각오와 인사를 남겼다.
장충=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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