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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답도 잘하고, 심통도 부리고...하하."
기업은행이 잘 나가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시아쿼터로 뽑은 세터 천 신통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준 게 컸다. 지난 시즌 폰푼은 화려했지만, 국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 천신통은 더 안정적인 토스를 기대해볼만 했다.
물론 명세터 출신 김 감독과 천 신통 사이 '신경전'도 있다. 두 사람의 '티키타카'가 보는 재미가 있다. 김 감독은 "천 신통이 뭐라고 하면 대답은 엄청 잘한다. 그리고 가끔 심통도 부린다"고 말하며 "같이 하면 재밌다. 내가 지적하면, 자기도 지지 않고 얘기한다. 내가 '저기에 왜 안줬어?' 하면 '나 줬는데?' 이런 식으로 대답이 온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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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신통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사실 처음에는 첫 해외 리그 경험으로 적응하기에 바빴다. 지금은 동료,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줘 적응을 마쳤다"고 밝혔다. 실제 27일 한국도로공사전을 앞두고 육서영 등 동료들과 토스에 대한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눴다고. 국내 선수들이 천 신통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이렇게 올려주면 때리기 힘들다"고 의견을 표시했더니, 천 신통이 도로공사전에서는 그 토스를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
천 신통은 김 감독과의 '티키타카'에 대해 "감독님 감정이 올라오는 것 같으면, 나는 그 감정은 쏙 빼고 조언 내용만 듣는다"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감독님이 늘 나에게 하는 말이 있다. '정확하게', '여유있게', '천천히'"라고 한국말로 또박또박 소개했다.
남자부 중국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조용하고, 바른 대답만 하는 것에 반해 천 신통은 여유도 넘치고 농담도 할 줄 알아 즐거움을 줬다. 동료 육서영은 "코트에서 급하면 천 신통에게도 한국말이 튀어나온다. 그런데 천 신통은 눈치껏 그 말을 다 알아듣는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