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정규리그 1위 캐스팅보트 쥔 최하위 페퍼와 KB손보
기사입력 2024-03-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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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KB손해보험은 2위 대한항공 정규리그 4연패 도전 저지할 수 있어
페퍼저축은행과 KB손해보험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 결정을 위한 캐스팅보트를 쥐었다.
17일에 종료하는 V리그 정규리그는 아직도 남녀부 1위를 확정하지 못했다.
여자부 현대건설(승점 77·25승 10패)과 남자부 우리카드(승점 69·23승 12패)는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었던 12일에 모두 패해 위기감에 휩싸였다.
여자부 2위 흥국생명(승점 76·27승 8패), 남자부 2위 대한항공(승점 68·22승 13패)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는 16일에야 확정된다.
먼저 대한항공이 시험대에 오른다.
대한항공은 1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남자부 최하위 KB손해보험(승점 21·5승 29패)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이날 대한항공은 꼭 승리해야 정규리그 4연패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V리그는 세트 스코어 3-0 또는 3-1로 이기면 승점 3, 3-2로 승리하면 승점 2를 얻는다. 2-3으로 패한 팀이 얻는 승점은 1이다.
대한항공이 2-3으로 패해 승점 1만 추가하면, 우리카드와 승점은 69로 같아지지만, 다승에서 밀려 우리카드에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내준다.
이럴 경우, 우리카드는 16일 삼성화재와의 대전 방문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오른다.
전력상 대한항공이 우위에 있지만, 이번 시즌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에서 2승(3패)을 거뒀다. KB손해보험이 2승 이상을 거둔 유일한 상대가 대한항공이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도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경기는 없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대한항공이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승점 2 또는 승점 3을 얻으면, 우리카드는 16일 마지막 경기에서 같은 승점을 얻어야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흥국생명은 15일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4위 GS칼텍스(승점 51·18승 17패)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연경(흥국생명)은 "승점 3을 꼭 따야 하는 경기"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김연경의 바람대로 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꺾으면, 1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승점 14·4승 30패)의 경기가 더 재밌어진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미 한 차례 여자부 정규리그 1위 경쟁 구도를 흔들어놨다.
지난 8일 페퍼저축은행은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1로 꺾었다. 흥국생명의 자력 정규리그 1위 확정 가능성을 0%로 만든 이변이었다.
흥국생명은 페퍼저축은행전 패배로 치명상을 입었지만, 이제는 페퍼저축은행을 응원한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과 김연경은 "페퍼저축은행의 최근 분위기가 좋다"며 페퍼저축은행이 현대건설을 잡아주길 기대했다.
올 시즌 페퍼저축은행은 역대 여자부 최다인 23연패 불명예 기록을 썼다.
13일 정관장, 16일 현대건설에 연패하면 지난 시즌 자신들이 작성한 단일 시즌 최다 패(31패) 기록도 경신한다.
페퍼저축은행에도 16일 현대건설전에 '동기'가 있다는 의미다.
현대건설은 다승에서 흥국생명에 밀린 터라, 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상대로 승점 3을 얻으면, 현대건설도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승점 3을 따야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현대건설전 통산 맞대결 성적은 1승 15패다. 2022-2023시즌 5라운드에서 단 한 번, 현대건설을 꺾었다.
그동안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맞대결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역대 17번째 맞대결은 2023-2024 시즌 순위표를 결정할, 무척 중요한 경기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