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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감독을 27년 했지만 생전 처음 본다."
1세트를 내주고, 2세트마저 14-22까지 뒤졌다. 하지만 기적 같은 역전을 이뤄냈다. 한번 고비를 넘기자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저력이 살아났고, 기어코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만난 아본단자 감독은 아쉬웠던 경기력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경기 내내 선수들을 향해 노호성을 지르며 분위기를 다잡던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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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본단자 감독은 옐레나의 부진에 대해 "솔직히 사실이다. 또 (세터가)미들블로커도 좀더 많이 써야한다. 그러려면 리시브가 잘 돼야한다"며 한숨을 쉰 뒤 "레이나가 아웃사이드히터로서 퀄리티있는 활약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날 레이나는 방송사와 취재진의 인터뷰를 한몸에 받는 선수가 됐다.
"레이나는 뽑을 때부터 그 열정에 주목했다. 핀란드에서 뛰는 모습도 찾아봤었다. 레이나가 팡팡(방송사 MVP)을 받아서 무척 행복하다. 잠재력이 크고, 정말 노력하는 선수다, 앞으로는 좀더 부드럽게 대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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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내내 발목을 잡고 있는 세터 문제에 대해서는 깊은 한숨으로 답했다. 그는 "시작이 좋지 않았고, 김다솔은 토스의 질을 논하기에 앞서 선택과 배분부터 틀렸다. 경기는 잘못하더라도 선택 자체는 정확하게 해줘야한다. 1~2세트에서 문제가 된 부분"이라고 매섭게 지적했다.
이날 2세트 초반 아본단자 감독은 보기드물게 흥분해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있었다. 흥국생명 이원정의 오버네트가 선언되자 비디오판독을 요청해 바로잡았는데, 뒤이어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같은 비디오판독 영상에서 이어진 이원정의 네트터치를 지적했다. 주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재차 비디오판독에 들어갈 때부터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 만큼 소리를 치며 강도높은 항의에 나섰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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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아본단자 감독은 구단 관계자의 만류에도 "감독 생활 27년 평생 처음 보는 장면"이라며 거듭 목소리를 높이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오버네트가 선언된 순간 랠리는 끝난 거다. 심지어 앞서 오버네트도 바로잡았지 않나. 랠리가 끝난 뒤에 벌어진 일에 대해 어떻게 범실을 선언할 수 있나. 이렇게 자연스럽지 못한 일들이 승부에 영향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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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