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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8년만의 첫 공식사용구 교체→'느낌은 제각각'…선수들이 입모은 공통점 있다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7-23 09:57 | 최종수정 2023-07-23 10:11


출범 18년만의 첫 공식사용구 교체→'느낌은 제각각'…선수들이 입모은 공…
페퍼저축은행 박정아.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좀더 무거운 느낌이다. 공이 세게 나가지 않는다. 볼끝이 좀더 살아서 나간다."

2005년 출범 이래 처음으로 공식사용구가 바뀌었다. 새로운 볼에 대한 적응도가 올시즌 성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은 오는 29일 개막하는 2023 구미·도드람컵부터 그간 사용했던 신신상사의 '스타' 배구공 대신 일본 브랜드 미카사의 'V200W'를 사용하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5~2026시즌까지 3년간이다.

공식사용구의 교체 배경은 여자배구의 VNL 2년 연속 전패, 남자배구의 승격 실패 등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이 있다. V리그에서 스타 볼을 써온 반면 국제대회에서는 국제배구연맹(FIVB) 공인구인 미카사 볼을 쓰다보니 적응하기 어렵다는 선수들의 불만이 여러차례 제기된 바 있다. V리그 사령탑들 또한 선수가 대표팀을 다녀오면 다시 새로운 볼에 적응하는 시기를 거치다보니 공식사용구의 교체를 바라왔다.


출범 18년만의 첫 공식사용구 교체→'느낌은 제각각'…선수들이 입모은 공…
페퍼저축은행 트린지 감독. 연합뉴스
올해로 창단 3년차를 맞이한 페퍼저축은행(AI 페퍼스)은 지난 2년간 '젊은팀'이란 말로도 부족한 어린 팀이었다. 주장 이한비(27)조차 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시간이 길지 않았고, 그외에는 대부분 신인급으로 구성됐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전 세터 이고은을 FA로, 시즌 도중 국가대표 리베로로 오랫동안 활약한 베테랑 오지영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팀 색깔이 확 달라졌다. 여기에 올봄 FA로 '우승청부사' 박정아와 채선아를 추가 영입하고, 새 외국인 선수 야스민, 아시아쿼터 MJ 필립스가 합류하면서 이한비를 제외한 베스트6가 일신됐다.


출범 18년만의 첫 공식사용구 교체→'느낌은 제각각'…선수들이 입모은 공…
페퍼저축은행 오지영. 연합뉴스
선수들이 직접 느낀 변화는 어떨까. 오지영은 "난 새로운 공식구가 더 편하다. 스타볼은 상대 서브 기준으로 좀더 예민하다. (받을 때)아기 다루듯 해야한다. 반면에 미카사볼은 내가 가지고 놀수 있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새 시즌 리시브라인으로서 이한비 박정아 오지영의 뒤를 받칠 채선아는 "미카사볼이 좀더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 때릴 때는(예전 공보다) 세게 나가지 않는 느낌"이라면서 "스타볼보다 더 튀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강서브는 좀더 받기 좋고, 플로터 서브는 더 어려울 것같다"고 설명했다.


출범 18년만의 첫 공식사용구 교체→'느낌은 제각각'…선수들이 입모은 공…
페퍼저축은행 이고은. 연합뉴스

세터 이고은은 "(예전 공보다)더 잘 튀고, 손에 감기는 느낌이 있다. 세트하기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 시절을 떠올리며 "서브할 때도 리그에서보다 훨씬 잘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때릴 때 힘이 덜 든다"고 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조 트린지 신임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답게 자로 잰듯한 정확한 플레이보다는 다양한 미션을 부여한 미니게임을 통해 '일단 띄워놓고 잘 처리하는' 스타일의 배구를 추구한다. 때문에 페퍼 선수들은 미카사볼의 사용으로 인해 이전보다 범실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습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의 FA 영입과정에서 보호선수에서 이고은을 제외했다가 최대어 김세빈(한봄고)이 유력했던 차기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픽을 주고 다시 데려오는 촌극을 벌인 바 있다. 그만큼 이고은이 현 시점에서 중요한 선수임은 분명하지만, 의도치 않게 미래보다는 현재에 한층 더 올인하게 된 모양새다.

페퍼저축으행의 새로운 베스트6는 대부분 대표팀 경력이 있고, 비교적 미카사볼에 익숙한 선수들이다. 자신의 포지션마다, 또 선수들의 특성에 따라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미카사볼이 확실히 더 낫다"는 점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 공식사용구의 교체가 페퍼저축은행의 탈꼴찌, 더 나아가 박정아가 꿈꾸는 '6번째 반지'에 한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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