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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대단했던 혈투. 한국전력은 봄배구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3차전은 초반 기세를 잡지 못한 게 아쉬웠다. 체력적인 열세를 보인 한국전력은 1,2세트를 너무 쉽게 내줬다. 3세트는 잡았지만 이미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올 시즌을 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고, 9연패 하면서 선수들과 제가 같이 성장한 것 같다. 임성진 등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제가 편하게 감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박철우, 신영석, 서재덕 등 베테랑 선수들이 제가 못하는 부분의 역할을 잘해줬다. 저도 선수들을 믿었고, 선수들도 제가 가고자하는 배구를 잘 따라줬다. 아쉽지만 선수들은 오늘 150% 해줬다. 타이스가 좀 더 해주길 바랐는데 부상을 입어서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그래도 선수들 모두 고생했고 다들 잘했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마지막 세트에서 서재덕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냐는 질문에 권영민 감독은 "그냥 강하게 때리라고 했다. 부담갖지 말고 때리라고 이야기했다"며 웃었다.
한국전력이 9연패를 당할 때만 해도 봄배구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못했다. 권영민 감독은 "초반에는 멤버도 괜찮고 해서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부상이 나오고 하면서 (어려웠다). 그래도 그런 일들이 초반에 나와서 다행인 것 같다. 선수들과 잘 이겨내서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와서 대견하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국전력은 첫 챔피언결정전을 노리고 있었다. 권영민 감독은 "여기가 목표가 아니었는데 많이 아쉽다"고 했다. 권 감독은 "처음 부임하고 나서 팀 문화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예전처럼 집합을 하진 않더라도 안좋을 때는 뭐라 하고, 잘할 때는 엉덩이 두드려줄 수 있는 고참들이 많다. 성진이도 성장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을 거다. 승우도 처음 왔을 때는 개인 성향이 있었는데 이제는 팀에 녹아드려고 한다. 그래서 후반기에 힘을 낸 것 같다"면서 "분명히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여기가 목표는 아니었다. 다음 시즌에는 편하게 처음부터 기다릴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며 미소지었다.
천안=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