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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5일 수원실내체육관.
V리그에서 처음으로 프로 지도자 커리어를 쌓는 킴 감독은 "브라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생이든, 베테랑이든 배구팀 운영은 비슷하다고 본다. (감독 선임을 전후해) 앞선 V리그 라운드를 보면서 (페퍼저축은행을) 지켜봤고, V리그에 대해 조사했다. 아직 배워야 할 점이 많지만, 여러 외국인 지도자, 선수와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떨어지는 공에도 끝까지 쫓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팀을 구축하는 과정에선 열정과 비전이 중요한데, 공 하나에 대한 열정은 이 팀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며 "약점이자 보완해야 할 점은 점수를 내는 방법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팀을 구축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힘들 수도 있지만, 그들이 열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V리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를 두고는 김연경을 꼽으며 "최근 대표팀에서 은퇴했다고 들었다. 누군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할텐데, 그 선수가 페퍼저축은행 소속이었으면 한다"고 웃은 뒤 "팀의 주축인 이한비가 페퍼저축은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라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출신인 킴 감독의 부모는 한국 이민자 출신이다. 킴 감독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한국계 미국인 2세 사령탑 타이틀을 달게 됐다. 킴 감독은 "(페퍼저축은행 감독 선임 사실에) 부모님이 처음엔 충격이 컸다. '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줄 알았으면 이민을 오지 않았을텐데'라고 하시더라. 그래도 결과적으론 기뻐 하시더라"고 웃은 뒤 "미국에서 성장해 배구인으로 일할 기회를 얻은 것도, (부모님의 모국인) 한국으로 와 일하게 될 수 있게 된 것 모두 감사하다. 첫 한국계 미국인 V리그 감독이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내 성장 배경이) 당연히 (팀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미국에서 자라 배구를 했지만, 다른 외국인 지도자보다 한국 문화를 좀 더 빨리 이해하고 잘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러길 바란다.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은 여자부 2위 현대건설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열정을 강조했던 킴 감독은 과연 처음으로 현장에서 지켜 본 페퍼저축은행의 경기력에서 어떤 영감을 얻었을까.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