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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늘은 3살 아니고 5살 거꾸로 먹었더라. 도대체 뭘 먹길래 이렇게 잘하는지 물어봐야겠다."
강성형 감독의 상황 대처가 인상적이었다. 1세트에는 수비 강화에 초점을 두고 아웃사이드히터에 고예림과 황민경을 먼저 냈다. 하지만 1세트를 내준 뒤엔 정지윤을 투입, 공격력을 강화한 선택이 주효했다. 다소 지친 황민경의 체력도 배려해줬다.
경기 후 만난 강 감독은 "첫 세트 움직임이 좋지 않았는데, 2세트부터 준비한대로 경기가 잘 됐다. 엘리자벳에게 내줄 건 내주고, 이소영과 정호영을 막는 전략이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노장 황연주(20득점)와 양효진(19득점)이 이끈 승리였다. 김연경과 황민경을 중심으로 한 수비라인은 여전히 견고했고, 양효진 이다현을 축으로 한 블로킹 벽은 한결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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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은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활약을 펼쳤다. 공격 라인 안쪽에 꽂아넣는 엄청난 앵글샷을 2~3차례 선보이기도 했다. 박미희 해설위원조차 '와'하는 탄성과 함께 감탄을 거듭할 정도였다.
강 감독은 "오늘은 3살 아니고 5살 거꾸로 먹은 것 같았다. 흥국생명전만 해도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았는데…워낙 미팅 감각이 좋으니 원하는 코스를 잘 공략하고, 안 좋은 볼도 잘 처리해준다. 정말 관리를 잘하는 선수"라며 혀를 내둘렀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