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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게임체인저! 패기로는 넘을 수 없었던 배구여제 클래스[인천 리포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10-25 20:19 | 최종수정 2022-10-25 20:27


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페퍼저축은행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0.25/

[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사실 페퍼저축은행 영상을 보지 못했다."

25일 인천 삼산체육관. 페퍼저축은행과의 2022~20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개막전을 앞둔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은 근심을 드러냈다.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 개막전 전까지 치른 연습경기가 단 1경기였다. 이마저도 비공개 경기로 치르기로 했다. 지난 시즌 단 3승에 그친 최약체, 그러나 달라진 구성과 전술을 파악해야 하는 흥국생명 입장에선 '백지상태'로 페퍼저축은행전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이한비 서채원 등 주전 줄부상으로 라인업조차 꾸리기 힘들 정도라고 한숨을 쉰 김형실 감독은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뚜껑을 열자 페퍼저축은행은 흥국생명이 흔들리는 사이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며 대등한 흐름을 만들었다. 부상 중 테이핑을 하고 출전한 이한비와 최가은, 새 외국인 선수 니아 리드가 전면에 섰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의 미소는 오래 가지 않았다. 배구여제 김연경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연경은 1세트에서 단 4득점에 머물렀다. 그러나 중요한 포인트마다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2세트에선 페퍼저축은행에 12-10으로 리드를 내준 뒤 상대 범실 등을 더해 따라 잡은 상황에서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4연속 득점을 만들었다. 단 한 번의 활약으로 분위기를 완벽하게 바꿔 놓으면서 월드클래스 기량을 여실히 증명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어렵게 끌어올린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며 범실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결국 흥국생명은 셧아웃 승리로 기분 좋게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 김연경은 18득점으로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연경은 전성기 시절보다는 스피드나 높이 모두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중요한 포인트에서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노련미와 완급조절로 어렵지 않게 돌파구를 찾았다. 무엇보다 코트 사령관으로 팀을 하나로 묶는 효과는 배구여제라는 타이틀에 걸맞았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김연경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선수 옐레나까지 데려오면서 '다크호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권 감독은 "지난 시즌 6위 팀이 다크호스로 꼽히기에 선수들이나 나나 긴장과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몸을 낮췄다. 첫 경기서 드러난 모습은 올 시즌의 흥국생명이 왜 경계 대상으로 꼽히는지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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