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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올시즌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에 그치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나름대로 소득은 있었다.
그는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와 1년 1800만달러에 계약하며 2025~2027년까지 3년을 선수옵션, 상호옵션으로 설정했다. 올해 활약상에 따라 옵션을 포기하고 FA가 될 수 있도록 동기부여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누가 봐도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기 때문에 옵션 포기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였다.
그런데 채프먼과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지난달 초 6년 1억5100만달러의 조건에 연장계약을 하며 2030년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이정후와 맺은 6년 1억1300만달러를 넘어 구단 역대 야수로는 최고액 계약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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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계약 당시 MLB.com은 '채프먼은 오클랜드와 자이언츠에서 8시즌을 보내면서 베이 에이리어(샌프란시스코 지역)를 편하게 느끼고 있다. 또한 채프먼은 밥 멜빈 감독, 맷 윌리엄스 2루코치와도 친분이 두텁다. 그것이 채프먼으로 하여금 샌프란시스코에 오래 머물도록 확신을 준 것 같다'고 논평했다.
채프먼은 연장계약 직전 지역 매체 머큐리 뉴스와 인터뷰에서 "시즌 중에 계약 얘기를 하는 건 별로지만, 나는 이곳이 참 마음에 든다. 구단도 내가 여기 있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연장계약에 마음이 열려있다는 걸 그들도 안다. 구단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즉 구단과 이미 연장계약에 관해 교감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채프먼이 오클랜드에 입단할 당시 사령탑이 바로 멜빈 감독이었다. 멜빈 감독은 2011~2021년까지 11년 동안 오클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채프먼이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멜빈 감독은 2021년을 끝으로 오클랜드를 떠났으니 5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셈이다. 채프먼의 능력과 성품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물이 바로 멜빈 감독이다.
감독이 누구냐는 선수들이 팀을 선택하는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기준이다. 채프먼이 샌프란시스코 잔류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멜빈 감독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니다. 사실 지난 3월 채프먼이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는데 있어 멜빈 감독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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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수술을 받아 내년 복귀 시점도 불확실한데 왜 그랬을까. 결국 내년 700만달러 상호옵션을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 보라스를 앞세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과 계약하겠다는 건 자연스러운 계획이다. 이 지점에서 채프먼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김하성도 내년 어깨 수술서 복귀하는 만큼 계약기간 1년에 옵트아웃 또는 선수옵션 조항이 들어가는 FA 계약을 할 공산이 크다.
또한 김하성은 멜빈 감독과 친분이 두텁다. 멜빈 감독은 샌디에이고 지휘봉을 잡았던 2022~2023년, 김하성을 주전 유격수 및 전천후 내야수로 이끌었다.
지역 매체 맥코비 크로니클은 이와 관련해 7일 '이정후, 밥 멜빈과의 두터운 친분을 감안하면 자이언츠는 김하성과 더욱 쉽게 계약할 수 있다'면서 '김하성의 몸값은 자이언츠가 후안 소토와 블레이크 스넬 영입을 추진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현지 매체들은 김하성이 샌디에이고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같은 날 '김하성은 앞으로 받을 어깨 수술이 장기계약을 가로막는다면 보라스의 다른 고객들처럼 연평균 연봉이 높은 단기계약에 사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하성과 파드리스의 미래를 생각해 보면, 그는 이미 샌디에이고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것으로 보인다'며 결별을 암시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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