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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40점 인생경기' 바르텍의 부활, 7연패 삼성화재의 작은 희망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12-13 20:22 | 최종수정 2020-12-14 07:00


삼성화재 바르텍.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삼성화재 블루팡스가 7연패의 늪에 빠졌다. 다만 확 달라진 바르텍의 활약으로 작은 희망을 갖게 됐다.

바르텍은 올시즌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2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만큼 변수가 많았다. '초보 사령탑'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의 시험대이기도 했다.

1순위 노우모리 케이타(KB손해보험 스타즈)는 소속팀의 상위권 질주를 이끌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바르텍은 고희진 감독의 속을 여러모로 썩였다. 공격력과 체력, 타점은 나쁘지 않다. 올시즌 373득점으로 이부문 2위(1위 케이타 571득점)를 기록중이다. 공격 성공률도 50%를 상회한다. 팀에 융화되는 성격도 좋다.

문제는 세트마다 오르내리는 기복, 한번 흔들리면 범실을 거듭하는 멘털, 그리고 20점 이후 승부처에 약한 면모였다. 박철우가 떠나고, 젊은 팀으로 거듭난 삼성화재에게 바르텍의 약점은 더욱 치명적이었다.

그 결과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함께 최하위권을 맴도는 신세가 됐다. 특히 지난 9일 대한항공 점보스 전 셧아웃 패배는 더욱 뼈아팠다. 상대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바르텍은 단 9점(공격성공률 38.1%)에 그치며 팀 6연패의 장본인이 됐다.


사진제공=KOVO
고 감독은 한때 "구단 수뇌부와 함께 외국인 선수 교체를 검토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꺼내는가 하면, "내가 뽑은 선수이니 잘 못하면 내 책임"이라며 아픈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13일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3라운드 OK금융그룹 읏맨 전을 앞두고 "(바르텍의)몸 상태는 괜찮은데, 선수 마음이 아플 것 같다. 어쩌겠나. 이겨내길 바랄뿐"이라며 다시 한번 바르텍을 보듬었다.

그 마음이 닿은 것일까. 바르텍은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아깝게 패했지만, 바르텍은 1~2세트를 잇따라 내주며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팀을 마지막 세트까지 끌고 갔다.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한순간 '패패승승승'을 꿈꾸게 할만한 놀라운 경기력이었다.


특히 혼자 10점, 13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끈 3-4세트 불꽃 활약은 그 백미였다. 마지막 한끝이 모자라 최종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삼성화재의 서브 리시브는 이날 유독 불안했다. 바르텍이 아니었다면 승점 1점을 추가하지 못했을 경기였다. V리그 데뷔 이래 2번째로 많은 40득점, 고비마다 활약한 해결사의 경기력 모두 바르텍에겐 '인생경기' 그 자체였다.


사진제공=KOVO
올시즌 삼성화재는 총 8번의 풀세트 경기에서 1승7패를 기록중이다. 젊고 경험없는 팀의 한계라기보단 객관적 전력에서 처짐에도 불구하고 쉽게 지지 않는 저력이 담긴 기록이다. 앞으로 바르텍이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7연패 후 5연승을 달린 한국전력 빅스톰처럼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날 패배로 삼성화재는 팀 역사상 최다 연패 타이인 7연패의 늪에 빠졌다.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7연패라는 불명예도 더해졌다. V리그 통산 8회 우승에 빛나는 '배구 명가' 삼성화재에겐 굴욕적인 숫자다.

한 경기만 더 패하면 팀 역사상 최다 연패 신기록을 세울 위기다. 그 길목에서 만나는 상대는 다름아닌 케이타의 KB손해보험 스타즈다. 삼성화재의 연패 탈출 도전, 그 중심에는 부활한 바르텍이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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