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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인, 너 이 팀에 왜 왔어?"
2세트 중반 작전타임을 부른 최 감독은 많이 화가 난 상태였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세터도 교체가 됐고, 외국인 공격수와 주포 문성민의 포지션도 바뀌었다. 게다가 새 얼굴도 가세했다. 자유계약(FA)으로 한국전력에서 둥지를 옮긴 전광인이었다.
전광인의 가세로 현대캐피탈은 그야말로 '스타군단'이 됐다. 다만 화려함의 이면에는 조직력 부재라는 아킬레스건이 숨겨져 있었다. 아킬레스건 중 하나가 이날 1~2세트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최 감독은 전광인을 지목하며 "너 이 팀 왜 왔어?"라며 쓴소리를 가했다. 전광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고개만 숙였다. 지금까지 배구를 하면서 들었던 가장 충격적인 얘기였을 듯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2승1패를 기록, KB손보와 승수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득실률(현대캐피탈 1.400, KB손보 1.333)에서 앞서 조 1위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현대캐피탈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컵 대회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B손보도 조 2위로 4강 진출에 성공, 2년 만에 결승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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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지만 개운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전광인의 표정도 어두웠다. 전광인은 "부족한 부분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 훈련할 것이 많이 보인다. 시즌을 하면서도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쓴소리에 대해선 "잘 안 되고 있어 얘기해주셨다고 느꼈다. 배구를 배우고 많은 것을 접해보고 싶어서 이 팀에 왔다. 안 되는 부분은 다그침이 필요하다. 감독님 말씀을 감사히 새겨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세터 이승원과의 호흡에 대한 질문에는 "(이)승원이랑 손발이 잘 맞는 것이 아니라서 맞춰야 한다. 한 번에 딱 맞지 않는데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밖에서 보면 다들 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 보다 하나 하나 이루어가야 한다. 앞으로 비난도 받을 수 있지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좋은 기회가 될 거 같다"고 강조했다. 제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