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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이요? 뭐…, 패하긴 했어도 그리 어렵진 않았어요."
그러나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분명 힘들었다. 2016년 3월 도로공사의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여심(女心)'을 전혀 모르는 '우직한 남자'였다. 1996년 대한항공에 입단해 2006년 코치로 전향, 2013년 1월 감독대행을 거쳐 3개월 뒤 정식 사령탑이 된 김 감독이다. 커리어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는 '남자판'에서만 살아왔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정기복을 알 턱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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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마흔을 넘긴 그가 하루 이틀만에 '여심 저격수'가 되는 건 불가능이다. 잘 해보자고 했던 김 감독의 말이 오해를 낳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토라짐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동시에 성적까지 바닥을 쳤으니 이 이상 힘든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런 점에서 김 감독의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 말은 너스레가 확실하다. 그리고 이런 너스레도 나름 여유가 생겼기에 떨어볼 수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이 자세를 슬쩍 고쳐 잡으며 미소로 말을 이어간다. "여자 선수들을 알아가고 있고 잘 적응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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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우직하게 다가오자 선수들도 마음을 열었다. 김 감독은 "이제 선수들도 나를 이해하고 믿고 따라오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도 더 나아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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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9일)
여자부
도로공사(13승5패) 3-2 GS칼텍스(7승12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