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결전이 시작된다.
설명이 필요없다. 첫 단추를 잘 꿰야한다. 올림픽대표팀의 간판 권창훈(22·수원)은 "모든 대회에서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첫 경기를 잘 하면 다음 경기들이 편하다. 감독님과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우즈벡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도 "우즈벡은 대회 첫 상대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 우즈벡전을 잘 치르면 부담이 덜어지고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다. 반대로 꼬이게 되면 팀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신태용호는 도하 입성 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UAE, 사우디아라비아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다. UAE에는 2대0으로 승리했지만, 사우디와는 득점없이 비겼다. 희망도 있었지만, 숙제 또한 적지 않았다.
세트피스는 특효약
화려한 공격력으로 줄기차게 골문을 열 수 있다면 걱정은 없다. 현실은 또 다르다. 23세 이하 팀들의 경우 각 팀간 전력 차도 크지 않다. 자칫 실마리가 풀리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세트피스에서 첫 번째 해답이 있다. 최고의 공격 무기가 될 수 있다. 세트피스는 프리킥과 코너킥 등 볼이 정지된 상황에서 전개되는 플레이다. 축구에서 가장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세트피스는 신통치 않았다. 물론 신 감독은 "평가전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다. 숨길 것은 숨겨야 했다"고 했다. 본 무대에서는 달라야 한다. 예측 가능한 단조로운 세트피스로는 희망이 없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묘안이 절실하다. 약속된 플레이인 세트피스를 통해 공격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구심점이 필요하다
4년 전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팀의 구심점이 확실했다. 동메달 신화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한 짜임새 넘치는 조직력이 생동했기에 가능했다. 당시 홍명보호의 구심점은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었다.
그럼 신태용호의 그라운드 리더는 누구일까. 번뜩 떠오르지 않는다. 현재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23·서울)가 공수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기복이 있다. 특히 수비쪽으로 임무가 편중되면서 공격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기는 한계가 있다. 또 공수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중원에서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
결국 박용우와 함께 류승우(23·레버쿠젠) 권창훈 등이 중간 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박용우 권창훈 류승우가 팀의 척추 역할을 해야 탄탄한 공수밸런스를 구축할 수 있다. 토너머트에선 희생이 우선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점을 한 순간도 잊어선 안된다.
수비 안정은 필수
수비 안정은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토너먼트에서 차이를 만드는 것은 공격이 아닌 수비다. 신태용호는 UAE전과 사우디전,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겉과 속은 또 달랐다. 특히 사우디전에선 상대의 공격에 여러차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측면에선 오버래핑으로 인한 틈이 벌어지면서 공간을 허용했고, 중앙 수비수의 커버플레이도 원활하지 못했다. 사실상 실점이나 다름없는 불안한 장면을 3~4차례 연출했다. 사우디가 두 차례나 골대를 강타한 것은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지혜도 필요하다. 페널티에어리어 밖에서는 길만 막으면 된다. 무리하게 덤비다 보면 독이 될 수 있다. 수비수들의 완급조절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 수비는 수비수만의 임무가 아니다. 최전방에서 시작되는 강력한 압박이 1차 저지선이다. 압박이 느슨하면 수비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상대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두 배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 팬들은 후회없는 승부를 기대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