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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6시즌 V리그, 유례없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시즌 전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이 절묘하게 들어 맞았다.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현재 4강 팀(OK저축은행, 대한항공,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이 내외적으로 어떤 점을 보완해야 우승에 근접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네 번째 팀은 현대캐피탈이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에게 기술적인 보완점을 물었다. 그러자 첫 번째 조건으로 '서브 리시브'를 꼽았다. 최 감독은 "정교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서브 리시브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팀 리시브 부문에서 7개 구단 중 6위(세트당 평균 9.054개)에 처져있다. 그러나 4강 팀 중 대한항공(10.354개)과 OK저축은행(10.169개)은 높은 리시브 성공률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선 레프트 박주형 송준호, 리베로 여오현 등 리시버들의 성공률이 포스트시즌 진출의 관건이다.
두 번째 조건은 공격수와 세터의 빠른 타이밍이다. 최태웅표 스피드 배구의 핵심은 '타이밍'이다. 정점에서 토스를 배달할 세터와 공을 때릴 공격수의 호흡이 빠르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 마지막 조건은 세터들의 기술 향상이다. 최 감독은 "3라운드 때부터 기술을 습득한 세터들이 토스 자세가 바뀌어 힘든 것 같더라. 4라운드부터 많이 좋아졌지만 상대 블로커를 현혹시킬 수 있는 면을 더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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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표 스피드 배구'는 아직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럴 수밖에 없다. 세상 밖으로 나온 지 이제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비난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최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가 너무 이상적이지 않냐는 의심의 눈초리였다. 최 감독 역시 자신의 배구에 대한 실현 가능성에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평가는 나쁘지 않다. 비난보다 칭찬과 격려가 상대적으로 높다. 이처럼 믿음의 시간이 필요하다. 최 감독은 현대캐피탈 뿐만 아니라 한국 남자배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좋은 계획을 가지고 있어도 주위에서 흔들어버릴 경우 소극적이게 된다. 시간적 투자와 인내심이 필요한 이유다.
최 감독의 든든한 후원자는 구단주인 정태영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시즌 전 최 감독의 우승 부담을 줄여줬다. 우승에 목메지 말라고 했다. 현대캐피탈만의 색깔있는 배구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최 감독은 "우승 부담감은 없다. 물론 이기는 배구를 추구할 것이다. 그 이면에는 즐거운 팀, 밝은 팀이 되길 원한다. 특히 팬 서비스가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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