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만에 한(恨)을 풀었다.
이로써 한국은 7년 만에 이란과의 악연을 끊어냈다. 한국은 2008년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이란에 1승1패를 기록한 이후 지난 6년간 7연패를 당한 바 있다.
5일 휴식을 맞는 한국은 조별예선(2차전)과 8강 플레이오프(2승) 성적을 더해 E조 1위에 올라 F조 4위를 기록한 일본과 6일 같은 장소에서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1세트 초반 이란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세터 권영민의 노련한 토스워크로 문성민과 곽승석 최홍석이 편안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6-6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점수차가 벌어졌다. 상대 공격 성공과 최민호의 서브 실패, 범실로 3점차로 끌려갔다. 이어 서브 리시브가 갑자기 흔들린 한국은 범실과 문성민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혀 점수차가 5점으로 벌어졌다. 계속해서 점수차를 좁히지 못한 이유는 블로킹이었다. 유효 블로킹도 되지 않아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점수차가 8점으로 벌어지자 문 감독은 권영민의 체력 안배를 위해 '젊은 피' 이민규로 교체했다. 2세트를 노려보겠다는 전략이었다.
기선을 제압당한 한국은 2세트 초반에도 센터진에 허점을 드러냈다. 공수 첨병 역할을 해야 할 센터들이 전혀 블로킹 타이밍을 잡지 못해 이란에 완벽한 찬스를 내줬다. 그러나 송희채의 강서브와 최홍석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8-7로 리드를 잡았다. 이어 최홍석의 블로킹까지 성공해 2점차로 앞서갔다. 하지만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상대 강서브에 리베로 정민수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팽팽하던 승부는 좀처럼 균열이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듀스에 돌입했다. 집중력 싸움에서 앞선 쪽은 한국이었다. 27-26으로 앞선 상황에서 최홍석의 서브 에이스로 2세트를 따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한국은 3세트 초반 집중력을 살렸다. 디그가 살아나자 공격도 춤을 췄다. 그러나 3점차 리드는 지키지 못했다. 서브 실패 이후 곽승석의 연속 공격이 주춤하면서 6-6 동점이 됐다. 다시 분위기는 이란 쪽으로 넘어갔다. 8-8로 팽팽한 상황에서 상대 세터의 페이스 페인트에 당했다. 한국은 당황하지 않았다. 끈질긴 수비로 버텨냈다. 그리고 상대 실책까지 유도한 한국은 14-11로 앞서갔다. 16-13으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의 연속 블로킹으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던 한국은 최민호의 속공가 송희채의 블로킹, 공격 성공으로 점수차를 순식간에 5점차로 벌렸다. 지태환의 연속 속공으로 상승 분위기를 몰고간 한국은 최홍석의 서브 에이스로 3세트도 집어삼켰다.
한국은 4세트 초반에도 이란의 기를 죽였다. 무기는 강력한 서브였다. 이란의 서브 리시브는 계속해서 흔들렸다. 상대 범실까지 더해 5-2로 앞선 한국은 곽승석의 블로킹 성공으로 더 멀리 달아났다. 그러나 역시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자 정확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9-9로 팽팽히 맞서던 상황에서 이란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한국은 상대 실책과 최홍석의 블로킹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범실없이 버텨내야 할 상황에서 한국은 강서브가 계속 아웃되고, 네트에 걸리면서 이란에 허무한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경기 막판 분위기는 한국 쪽으로 흘렀다. 20-21로 뒤진 상황에서 곽승석의 공격 성공과 상대 범실을 보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최민호의 블로킹이 성공되면서 23-21로 앞섰다. 그러나 날카로운 반격에 23-23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상대 실책으로 간신히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다. 이어 상대 범실로 한국은 7년 만에 승리를 맛봤다.
테헤란(이란)=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