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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프로 15년차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서른 넷이 됐다. 그러나 기량은 여전히 '명불허전'이었다. 베테랑 세터 김사니의 희생이 기업은행의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두 번째 원동력이었다.
강한 승부욕도 빼놓을 수 없다. 상대 스파이크를 끝까지 쫓아가 걷어올리는 집념을 코트에서 발휘한다. 이런 투지가 나머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는다. 응집력을 높이는데 제대로 한 몫한다. 코트 밖에선 솔선수범으로 젊은 선수들의 모범이 된다. 몸 관리와 마인트 컨트롤의 귀재다.
1999년 도로공사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사니는 2006년 최고의 여자 세터 반열에 올랐다. V리그 세터상을 수상했다. 2007년 KGC인삼공사로 둥지를 옮긴 그는 2010년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었다.
좋지 않은 무릎을 버티면서도 대기록도 달성했다. 지난 1월 21일 세트 성공 1만개를 돌파했다. 남자부에서도 단 두 명만 갖고 있는 흔치않은 기록이었다. 올 시즌에서도 세트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세트당 12.286개로 2위 이효희(도로공사·9.000개)를 압도적으로 제쳤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김사니의 노련함과 풍부한 경험이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모두가 잘했지만, 사니가 가장 고마운 선수"라고 칭찬했다.
'희생'을 아는 김사니의 국내 유턴은 '왕의 귀환'이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화성=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