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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김호철 격정 토로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3-23 16:57


27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14-2015 V리그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렸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천안=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2014.11.27.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결국 사임했다. 현대캐피탈은 23일 '김호철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캐피탈로 다시 돌아온 지 2시즌만의 불명예 퇴진이었다. 김 감독은 2004년부터 2010~2011시즌까지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잡았다. 2005~2006,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화재에게 밀렸다. 2010~2011시즌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012~2013시즌 모기업이 손을 뗀 드림식스를 맡아 선수들을 지도했다.

2013~2014시즌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로 돌아왔다. '정상 도전'이라는 모토 아래 현대캐피탈을 다시 조련했다. 플레이오프에 오른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2승 무패로 따돌리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삼성화재와의 대결에서 1승3패에 머물며 우승컵을 내줬다

올 시즌 김 감독은 절치부심했다. 이번만큼은 꼭 우승하겠다고 벼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에 발목을 잡혔다. 리버멘 아가메즈가 무릎 부상으로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그 사이 현대캐피탈은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아가메즈는 2라운드가 진행중이던 지난해 11월 팀을 떠났다. 김 감독은 프랑스 대표팀 출신 케빈을 데려왔지만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실패했다.

1월말 결정타가 터졌다. 임대 트레이드 파동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세터 권영민과 레프트 박주형을 한국전력으로 보내고, 레프트 서재덕을 데려오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은 규약과 규정에 어긋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임대 트레이드는 '없던 일'이 됐다. 이 사건으로 현대캐피탈은 단장을 교체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15승 21패로 5위에 머물렀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김 감독은 지난주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 구단은 만류했지만 김 감독의 의지는 확고했다. 결국 김 감독의 뜻에 따라 사표를 수리했다.

김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시즌 끝나자마자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사퇴하는 것을 보고 선수들이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다. 좋은 선수들이니까 빨리 추스르고 더 좋은 팀이 되길 원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기간에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어 당황스럽기는 하다. 일단은 쉬고 싶다. 그동안 내 스스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후임 감독 찾기에 나섰다. 선수들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4월 12일전까지 새로운 감독을 찾을 생각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아직 후보자는 정하지 못했다.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팀들도 감독 찾기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누구를 모시고 올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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