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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형제 아빠' 이경수 "분유값벌려면 더 해야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12-03 17:07 | 최종수정 2013-12-04 07:28


첫째, 둘째 아들과 함께 입장하는 이경수. 사진제공=LIG손해보험

LIG손해보험 베테랑 공격수 이경수의 어깨는 무겁다. 그 어느때보다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크게 다가온다.

1월 초 새 가족이 생긴다. 첫째 찬혁(8), 둘째 찬준(5), 셋째 찬민(3)으로 이어지는 3형제의 뒤를 잇는 4번째 아들이다. 태명은 찬율이다. '찬찬찬 아빠'에서 '찬찬찬찬 아빠'가 된다. 그 누구보다도 잘 키우게 싶은 것이 4형제 아빠의 마음이다. 현실적으로는 분유값과 기저귀값을 벌어야 한다. 올해 이경수는 우리 나이로 35세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당장 짐을 쌀 수도 있다. 이경수는 "입이 하나 더 늘었다.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분유값을 벌어야 집에서 쫓겨나지 않는다"고 웃었다.

동시에 넷째에게도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 이경수는 요즘 틈만나면 3형제를 데리고 훈련장과 경기장을 오간다. 아들들이 자라나면서 배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코트에서 훈련하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좋은 추억을 심어 주고 싶은 게 아빠의 마음이다. 넷째 머리 속에도 '선수 이경수'의 모습을 남게 하려면 몇 년은 더 뛰어야 한다. 이경수는 "체력적인 부담이 다소 크기는 하다"면서 "그래도 몸상태를 끌어올리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는 이경수. 사진제공=LIG손해보험
팀에 대한 미안함도 크다. 이경수의 올 시즌 출전이 다소 늦었다. 시즌 시작 직전 훈련을 하다 발목을 다쳤다. LIG손해보험의 초반 3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이 사이 팀은 1승2패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11월 13일 대한항공과의 원정경기, 17일 현대캐피탈과의 원정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의욕만 앞섰다. 2경기에서 모두 0대3 패배를 막지 못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인 것만 같았다.

23일 러시앤캐시와의 홈경기에서 몸을 날렸다. 공격보다 수비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10개의 디그를 걷어올렸다. 리시브도 도맡았다. 23개 가운데 14개를 세터에게 전달했다. 이경수의 활약 속에 LIG손해보험은 러시앤캐시에게 3대1로 승리했다. 2라운드 첫 경기였던 한국전력 원정경기에서도 이경수는 맹활약했다. 올 시즌 최다득점인 10점을 올렸다. 블로킹도 2개나 해냈다.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경수는 "부상 때문에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미안했다. 더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서서히 팀이 제 궤도에 오르는 듯 하다. 2라운드 경기에서만 상승세를 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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