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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선후배 강만수-신치용, 두 '여우'의 전쟁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11-19 20:32



강만수 우리카드 감독과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동갑내기다. 1955년 8월생이다. 그러나 신 감독은 강 감독을 '선배'라고 부른다. 성지공고 시절 신 감독이 유급을 택해 강 감독이 1년 선배가 됐다. 강 감독은 10월 말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신 감독과 나이가 같다. 내가 학교를 좀 빨리나와 선배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웃었다.

현역 시절에는 강 감독이 유명했다. 아시아를 호령하는 거포로 이름을 날렸다. 1988년 일본 무대에 진출하면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 반면, 당시 1m84의 장신 세터였던 신 감독은 무명 선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는 정반대다. 신 감독이 대성공을 거뒀다. 이른 나이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신 감독은 1981년 한국전력 코치로 출발해 국가대표 코치를 4년 역임한 뒤 1995년 삼성화재 창단 감독을 맡았다. 그가 쌓은 금자탑은 가히 경이적이다. 겨울리그에 처음으로 출전한 1997년부터 지난시즌까지 무려 17시즌 연속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켰다. 이 가운데 15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실업시절 슈퍼리그 8연패에다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지난시즌까지 6연패를 포함해 통산 7차례나 우승 축포를 쏘아올렸다. 특히 19년째 한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현역 최장수 감독이란 놀라운 기록도 보유 중이다.

이에 비해 강 감독의 프로 지도자 경력은 미약하다. 2009년 6월부터 2011년 3월까지 KEPCO를 지휘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두 시즌 동안 7개 팀 중 각각 6위와 5위를 기록했다.

그래도 2년 8개월 만에 돌아온 코트는 따뜻했다. 강 감독은 시즌 초반 예상외의 호성적에 싱글벙글이다. "1라운드에서 이렇게 잘 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완패한 뒤 LIG손해보험-러시앤캐시-대한항공을 잇따라 꺾었다. 특히 16일에는 미국대표팀에 차출된 외국인공격수 루니없이 우승후보 대한항공을 눌렀다. 강 감독은 "루니없이 이렇게 잘하면 안되는데…"라며 특유의 엄살을 부렸다.

신 감독은 어렵게 선수단을 운영 중이다. 석진욱(은퇴) 여오현(이적)의 전력 공백을 메우는데 고심하고 있다. 레프트 고준용과 리베로 이강주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다. 신 감독은 "우리카드는 각팀이 외국인선수를 빼고 국내 선수로만 따졌을 때 가장 강한 팀"이라고 치켜세웠다.

19일 두 '여우'가 만났다. 관심을 모은 지략 대결에선 후배 신 감독이 한 수 위였다. 삼성화재가 강서브로 우리카드의 리시브를 흔들어 세트스코어 3대0(25-23, 30-28, 25-18)으로 완승을 거뒀다. 3연승을 거둔 삼성화재는 4승1패(승점 11)를 기록, 선두로 뛰어올랐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KGC인삼공사가 30득점을 폭발시킨 외국인공격수 조이스의 활약에 힘입어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꺾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3~2014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19일)

삼성화재(4승1패) 3-0 우리카드(3승2패)

KGC인삼공사(3승1패) 3-0 GS칼텍스(2승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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