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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으나 서나 대한항공 생각뿐이었다.
마음은 언제나 대한항공이었다. 틈이 날때마다 팀에 전화를 했다. 경기 결과도 체크했다. 슬로바키아는 한국보다 8시간이 늦었다. 대한항공의 경기는 대표팀의 비디오 분석과 점심시간 즈음에 있었다. 비디오 분석 시간에 코치진 몰래 책상 아래로 스마트폰을 켰다. V-리그 어플을 실행시켜서 실시간 문자중계를 봤다. 비디오 분석 시간에는 대한항공이 늘 이기고 있었다. 하지만 점심을 먹은 뒤 확인하며 어김없이 역전패를 당했다. 17일 LIG손해보험전, 22일 상무신협전(이상 2대3 패), 26일 드림식스전(1대3 패) 모두 그랬다.
마음이 아팠다. 자신의 탓인것만 같았다. 복귀전인 29일 현대캐피탈전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대한항공에 부탁해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표를 예약해달라고 했다. 원래는 예선전이 열린 슬로바키아 폽라드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인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대한항공 직항편을 탈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맞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전을 나설 수 없었다. 어려운 여정을 택했다. 현지시각으로 26일 밤 경기를 마친 마틴은 27일 새벽 비엔나로 향했다. 27일 아침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스탄불에 도착한 뒤 대한항공 직항편을 이용했다. 구단에서는 비즈니스석을 준비했다. 3시간의 대기시간동안 비즈니스 라운지도 이용하게 했다. 마틴은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계속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다른 승객들이 구경할 정도로 스트레칭에 몰두했다. 슬로바키아를 출발한지 25시간만인 28일 낮 12시30분 인천에 도착했다. 시차적응도 되지않았지만 마틴의 머리 속에는 현대캐피탈전밖에 없었다. 이날 저녁 개인운동을 하며 몸을 또다시 풀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였을까. 29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마틴은 서브에이스 7개를 포함해 34점을 올리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마틴은 "소속팀이 가장 중요하다. 승리를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