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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관 괴롭히는 최태웅, '부활' 이끄는 사나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11-24 21:36


현대캐피탈의 세터 최태웅(35), 그를 떠올리면 '부활'이란 단어도 함께 떠오른다. 지난시즌 림프암을 극복했다. 최태웅은 2009~2010시즌을 마친 뒤 삼성화재로 이적한 FA 박철우의 보상선수로 라이벌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2010년 말 월드리그 대표팀에 차출돼 합숙훈련을 하는 도중 왼팔이 아파 병원에 갔다가 운 좋게 림프암을 발견했다.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규리그를 앞두고 있던 최태웅은 입원 치료를 거부하고 합숙훈련에 전념했다. 가족에게도 병을 숨겼다. 당시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을 비롯한 극소수의 구단 수뇌부에게만 알렸다. 최태웅은 본격적으로 병마와 투병하며 출전을 병행하는 감동의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특히 수술 이후 항암치료를 하며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는 시기에도 가만있지 않았다. 병원 계단을 오르내리며 다리 근육 훈련을 했다. 반드시 병을 이겨내겠다는 '집념'이 돋보였다.

암세포가 사라진 뒤 기량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기우였다. 정확하기로 정평이 난 컴퓨터 토스는 변함없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칼 말론의 별명을 본뜬 '배구계의 우편배달부'의 모습으로 상대 블로킹을 이리저리 따돌렸다.

1999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뒤 한국 최고의 센터로 군림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분석 덕분이다. 남다른 승부근성을 가지고 있던 최태웅은 배구에 대한 집념이 강했다. 경기가 끝나면 항상 자신의 플레이를 꼼꼼하게 모니터했다. 자신의 영상을 개인 비디오 플레이어기에 담아 부족했던 부분을 보고 또 봤다. 잠자는 시간을 빼곤 배구만 생각하던 그였다. 아무리 팀이 이겨도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않으면 쉽게 웃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스스로 분석도 많이 하지만 더 자세한 분석자료를 원했다. 전력 분석관에게 가장 많이 질문하는 선수가 최태웅이었다.

그는 올시즌 현대캐피탈의 주장이다. 맏형답게 시즌 초반 흔들리던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진두지휘에 나서자 팀이 달라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일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삼성화재전 3대1 승리 이후 24일 LIG손해보험도 3대0으로 꺾었다. 최태웅은 현대캐피탈의 부활 키워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24일)

현대캐피탈(4승 5패) 3-0 LIG손해보험(3승 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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