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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문성민이 볼보이를 하고 있다니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1-03 13:13


2일 남자배구 삼성화재전에서 원포인트 블로커로 투입됐다가 교체 되고 있는 현대캐피탈 주포 문성민.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천하의 문성민(25·현대캐피탈)은 볼을 주워주고 있었다. 찢어진 어깨 연골 때문에 스파이크를 강하게 때리지 못했다. 그래서 경기전 훈련 때 수비훈련과 가벼운 터치만 한다. 경기 도중 그의 역할은 교체로 들어가는 원포인트 블로커다. 문성민은 LIG손해보험의 김요한과 더불어 한국 남자배구를 이끌 기둥 공격수다. 그런데 문성민이 현대캐피탈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자존심이 강한 부산 사나이 문성민은 팬들을 향해 고개를 잘 들지 못했다. 어깨를 펴지 못해 구부정한 자세로 시선을 일부러 피했다. 2일 라이벌 삼성화재에 0대3으로 맥없이 패하는 걸 코트 밖에서 바라봤다. 구겨진 자존심을 세우고 싶지만 현재로는 몸이 아파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 합류한 후 삼성화재와 7번 대결, 딱 한 번 밖에 이기지 못했다.

문성민은 3위로 지난 시즌을 마친 후 바로 통증을 참아왔던 왼발목 수술을 했다. 재활 치료가 다 끝나가는 상황에서 어깨 통증이 왔다. 자기도 몰랐던 오른쪽 어깨에 연골이 찢어져 있었다.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은 "현재 문성민은 발목이 아니라 어깨 통증 때문에 스파이크를 때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정상치의 70% 정도이다"고 말했다. 2011~2012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네 경기에서 1승3패를 기록했다. 주포를 쓸 수 없는 상황이라 하 감독은 속이 탄다. 하지만 부상은 대신 아파줄 수가 없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현재 문성민의 역할을 주상용 박주형이 대신하고 있지만 파괴력이 떨어진다. 용병 공격수 수니아스(캐나다)가 분전하고 있지만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아 힘겨운 상황이다.

문성민은 2008년 독일 프리드리히샤펜과 2009년 터키 할크방크에서 뛰다 2010~2011시즌을 앞두고 국내로 들어왔다. 경기대 졸업 이후 신인 드래프트에서 KEPCO의 지명을 받았지만 해외진출을 강행했고, 국내로 와서는 현대캐피탈로 이적했다. 국내 드래프트 질서를 깨트린 벌로 지난 시즌 1라운드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었다. 배구팬들은 문성민이 코트 위를 펄펄 나는 모습을 손꼽아 기다린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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