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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우리캐피탈 인수, 기업이 나서라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9-29 14:39


우리캐피탈 배구단 선수들. 스포츠조선DB

정작 공중분해 위기에 놓인 우리캐피탈 배구단을 인수할 기업은 없는 것일까.

29일에도 뚜렷한 해결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날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진은 회의를 열어 '뜨거운 감자' 우리캐피탈에 KOVO 기금으로 운영자금을 한달 더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미봉책일 뿐이다. 이사진은 정규리그 개막 전 다시 한번 회의를 열어 KOVO가 주도적으로 준비한 우리캐피탈 운영방안을 최종 승인하기로 했다.

그동안 KOVO는 우리캐피탈의 모기업이었던 (주)대우자동차판매의 경영이 악화돼 자금줄이 끊긴 8월부터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있었다. 신생팀 가입금으로 받아뒀던 돈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구단의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한국 배구의 질적 성장과 규모 유지를 위해서라도 13년 만에 창단된 팀을 2년 만에 없앨 수 없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존속시켜야 한다는 방향 쪽으로 가닥이 잡혀졌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운영자금 확보가 막막하기만 하다. 현재 KOVO에서 준비한 우리캐피탈 독자 생존방안은 있다. 네이밍 라이트(명칭 사용권)와 지방자치단체 도움 등이다. 그러나 변수가 존재한다.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네이밍 라이트의 적정 가격은 10억원 안팎이다. 현재 2~3개 기업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5~20억원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러나 이미 한해 예산이 1년 전 책정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역시 이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기업이 배구단을 인수하는 것이다.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탓에 기업들도 위축되긴 마찬가지다. 그래도 실보다 득이 많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회 환원을 비롯해 기업 이미지 홍보, 국내 스포츠 발전 이바지 등의 여러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높아진 프로배구의 높아진 위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시즌 프로배구의 관중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전 시즌보다 39%나 늘었다. 2005~2006시즌 프로 출범 이후 116%의 증가세다.

적정 인수 기업 후보는 세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동계스포츠 지원이 적은 기업이다. KOVO 관계자는 "이번에도 우리캐피탈 인수를 원한 기업이 있었지만, 동계올림픽에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아쉽게 인수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종목의 프로팀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운영 노하우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국 공통어' 스포츠를 통한 효과도 이미 잘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수에 대한 적극성을 띄는 기업이어야 한다. 인수 과정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고통은 악화된다. 이번 문제는 우리캐피탈과 프로배구의 잠재력을 아는 기업 총수의 말 한마디면 가볍게 정리될 문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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