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X최현정쌤 이야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5-01-05 16:53 | 최종수정 2025-01-09 10:03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선미향 종암중 교장, 이은자 교감이 교육감상을 받은 서울리머들, 최현정 특수교사와 시상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최현정 종암중 교사와 학생들이 교육감상을 들고 서울림V 포즈를 취한 채 기뻐하는 모습. 왼쪽부터 안지호, 서윤찬 최현정 교사 박태훈 김태현 김소희 김채율.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선은향 종암중 교장이 서울리머들에게 서울시교육감상을 수여하는 모습.

"김예지 의원님이 '서울림 메달' 걸어주시는 사진에 나온 친구에요."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종암중에서 다시 만난 최현정 특수교사가 2학년 (안)지호를 가리키며 활짝 웃었다. 아이들은 "시각장애 안내견 '조이'도 봤어요!"라고 했다. 지호는 서울림운동회 '미션' 댄스를 담은 '릴스' 공모전에서 맹활약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을 묻자 벌떡 일어나더니 신명나는 '티라미수 케익' '삐끼삐끼' 댄스를 선보였다. '제3회 서울림운동회'가 끝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종암중 아이들은 온몸으로 서울림을 기억하고 있었다.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김예지 의원이 서울림운동회에서 종암중 안지호 학생에게 서울림스포츠클럽 인증메달을 걸어주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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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이날 종암중을 찾은 건 서울시교육청이 서울림운동회 우수 중학교 3개교에 수여한 '교육감 표창장'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2022년 1회 대회부터 3년 연속 출전한 종암중은 이번 대회 최현정, 이채윤 교사의 지도 아래 장애학생 9명, 비장애학생 4명이 손발을 맞췄다. 삼세번 만에 역대 최고 성과를 일궜다. 빅발리볼 우승, 스태킹릴레이 준우승, 서울림 SNS 릴스 공모전에선 최우수상을 받았다. SNS 이벤트 참여,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 모니터링 등 과정이 좋았던 덕에 결과도 좋았다. 선미향 교장, 이은자 교감, 학부모들이 '원팀'이 돼 서울대체육관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던 종암중이 서울시교육감상 수상교로 선정됐다.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선 교장은 "학생들과 선생님이 하신 일"이라며 인터뷰 요청을 마다했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정말 열심히 해주셨다. 비장애 친구들과 합도 좋았다. 현장에서 학생들이 스포츠정신을 살려 함께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감격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께 감사한다"는 짧은 메시지를 전했다. 선 교장이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 이름으로 전해진 표창장을 대독했고, (김)채율이와 (김)동혁, (최)은우가 학생대표로 상장을 받았다. 선 교장은 "너무 기특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즐겁게 학교생활 잘해주세요!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아침부터 이은자 교감에게 "카메라도 와요? 기사 어디에 나와요?"라며 폭풍질문을 쏟아냈다는 2학년 채율이는 "오늘 너무 좋은 날이에요. 인터뷰도 하고 기분이 너무 좋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상 받을 줄 몰랐는데 선생님들께서 열심히 해주셔서 상을 받을 수 있었어요.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하라는 대로 잘 따라갔을 뿐이에요"라며 의젓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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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4반 김동혁, 최은우, 서윤찬이 서울림V 포즈를 취했다. 서울림운동회에 2년간 함께 출전하며 우정이 더 돈독해졌다고 했다.
졸업을 앞둔 3학년 4반, 동혁이, 은우, (서)윤찬이는 '서울림V' 포즈 기념사진을 남겼다. 동혁이와 은우는 윤찬이와 함께 2년 연속 서울림운동회에 나섰다. "학교의 다른 대회와는 달라요. 경험하기 힘든 좋은 대회였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동혁이는 "작년엔 상을 많이 못받았는데 두번 해보니 경험도 생기고 안떨리더라"며 수상 비결을 전했다. "장애가 있든 없든 같이 노는 건 큰 차이가 없어요"라며 웃었다. 함께 땀흘리며 절친이 됐다. 최 교사는 "교외 체험활동 중 윤찬이가 길을 잃었는데 동혁이, 은우가 챙겨서 데려왔더라"고 귀띔했다. 은우는 "윤찬이가 혼자 있기에 당연히"라며 웃었다. "'서울림 경험 통해 성인이 돼서도 장애인 친구에게 친화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같아요. 윤찬이가 은근 운동신경이 좋아요. 전엔 윤찬이를 배려해야 한단 생각이 있었는데 이젠 그냥 친구예요 서로 편해졌어요"라고 했다. 은우는 "장애-비장애학생이 협동해 함께 플레이하는 게 재미있었고, 서울림운동회는 장애학생 수가 많아서, 장애가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새롭게 세상을 보는 시야가 생긴 점이 가장 큰 배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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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상을 받은 종암중 서울리머 최은우-김동혁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서울시교육감상을 받은 종암중 서울리머 안지호, 박태훈, 김채율, 서윤찬(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친구들의 인터뷰를 바라보는 윤찬이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빅발리볼도 재밌었고 은우, 동혁이, 토벨이와 더 친해졌어요. 서울림운동회, 최고인 것같아요. 동혁아, 패스 잘해줘서 고마워. 토벨이는 잔소리 많이 했어요." '잔소리' 폭로에 아이들의 폭소가 터졌다. 채율이가 '잔소리론'을 이어받았다. "비장애인 친구들이 장애인 친구들에게 정성을 다했어요. '잔소리'도 하고, 선생님, 엄마 아니면 안도와주는 걸 친구들이 해줬어요"라고 설명했다. "선생님들도 잔소리 진짜 많이 하셨어요. 다 잘되라고 하는 거예요. '잔소리'가 힘이다! '잔소리'가 기적을 만든다!" 뜻밖의 명언에 웃음꽃이 피었다.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서울시교육감상을 받은 종암중 서울리머 종암중 서울리머 김소희-태현 남매.
3학년 (김)소희와 2학년 (김)태현이는 남매 출전자. '소희 언니' (김)예나도 서울사대부고에서 서울림운동회에 출전했던 '서울림 가족'이다. 최 교사는 "엄청 빠른 우리팀 에이스들"이라고 소개했다. 태현이는 "빅발리볼 연습하느라 엄청 힘들었다"면서도 "새해에도 꼭 나갈 거예요. 올핸 빅발리볼, 스태킹 모두 1등하고 싶어요"라며 눈을 빛냈다. 소희는 "재미있었어요. 연습하면서 실력이 느는 걸 느꼈어요"라고 했다. "새해 서울사대부고로 가게 됐는데 서울림운동회에 꼭 참가할 거예요"라며 생긋 웃었다. 1학년 (박)태훈이가 후배, 친구들을 향한 한마디는 짧지만 가슴에 와닿았다. "혼자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니까 '서울림운동회 한번 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친구야,집에만 있지말고 서울림 한번 해봐!" '교육감상' 종암중 아이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종암중 서울림운동회 3년 연속 출전과 교육감상을 이끈 열정의 최현정 특수교사.

최현정 교사는 "학교수업만으로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일반학교에서 특수학급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다. 서울림운동회를 통해 비장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사회에 나가면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이 경험을 꼭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아이들끼리 끈끈함이 생겼고, 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보람을 전했다. "모두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 목표가 생기고 노하우가 생기고 아이들이 잘 따라와주면서 함께 성장했다는 게 가장 뜻깊다. 첫해엔 준비운동도 힘들었다. 빅발리볼은 첫해 꼴등이었는데 2회 때 2위, 3회 때 우승했다. 무엇보다 잘하는 친구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참여해, 서로 경쟁하고 즐기는 가운데 '함께' 이뤄낸 성과라 의미 있다"고 했다.

종암중의 서울림 3연속 출전을 이끈 최 교사는 새해 새 학교로 떠난다. "왠지 그리워질 것같은 잔소리"라는 채율이의 찡한 인사에 최 교사가 씩씩하게 답했다. "선생님 다른 학교 가서도 '서울림' 나올 거야. 서울림서 만나자!"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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