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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 아시아 저변확대 '전초기지' 떠오르는 평창 슬라이딩센터

기사입력 2024-12-03 12:21

[대한루지경기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평창=연합뉴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눈 안 내리는 캄보디아 등 4개국서 온 청소년과 한국 대표팀 합동훈련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가 루지의 아시아 저변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루지경기연맹에 따르면 3일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는 '특별한 훈련'이 치러지고 있다.

눈이 안 내리고, 당연히 썰매 트랙도 하나 없는 캄보디아, 네팔, 필리핀, 몽골 등 아시아 4개 개발도상국에서 12명의 청소년들이 찾아와 한국 루지 청소년 대표팀과 이틀째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15일까지 치러지는 이번 합동훈련은 대한체육회 주최, 대한루지경기연맹 주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의 기금 후원을 받아 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다.

이번 훈련을 통해 한국 선수들이 당장 경기력 향상을 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개도국 청소년들과 훈련하는 건 한국 루지의 세계 경쟁력을 높이고 아시아 무대에서 루지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평창 슬라이딩센터는 한국 썰매의 '심장'이다. 이 심장이 계속 뛰어야 루지도, 봅슬레이도, 스켈레톤도 한국에 더 강건하게 뿌리내리고 발전할 수 있다.

그러려면 꾸준히 이곳에서 국제대회가 열려야 하고, 많은 유망주가 훈련해야 한다.

언젠가 평창 트랙에서 루지를 배운 필리핀 선수가 이곳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와 순위를 다투는 장면이 연출되기를 대한루지경기연맹과 국제루지연맹은 기대한다.

국제루지연맹 스포츠디렉터 메티아스 보우모는 "'고인 무대'에서 성대한 축제를 열고 싶은 사람은 없다"면서 아시아 루지 저변 확대에서 평창 슬라이딩센터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우모 디렉터는 국제루지연맹이 내년 2월 평창에서 열리는 아시아 첫 월드컵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여러 대회를 기획하는 이유 중 하나로 개도국 초청 합동훈련을 꼽기도 했다.

국제루지연맹은 지도자 2명을 합동훈련에 파견하는 등 대한루지경기연맹의 노력에 화답했다. 이들에 대한 체재비는 2018 평창기념재단이 지원한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은 초청 선수단의 나이를 성인 올림픽보다 비교적 출전권 확보가 쉬운 2028 동계청소년올림픽 참가 나이대인 2010∼2013년생으로 제한했다.

매년 훈련의 기회를 제공해 동계청소년올림픽 데뷔를 지원하려고 한다. 2022년 사업에 참가한 태국 선수 2명이 지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 성공적으로 출전한 사례도 있다.

청소년 대표팀의 배하영(고성여중)은 "나도 부족하지만 내가 경험한 것을 공유하면서 얻는 것이 분명히 있다. 초청 선수들과의 훈련이 큰 자극과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박지은 대한루지경기연맹 회장은 "이번 합동훈련은 단순한 기술 전파를 넘어 스포츠를 통한 글로벌 협력과 우정을 다지는 장"이라며 "앞으로도 루지를 통한 아시아 국가 간 스포츠 교류를 위해 체육회를 비롯한 다양한 관계 단체와 협력하며 ODA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hs@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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