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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LA 올림픽서 종목 제외되는 일 없을 것"
2023년 12월 26일 최찬웅 회장을 선출하면서 대한복싱협회는 관리단체를 졸업하고 단체 정상화를 향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때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었던 복싱은 여러 프로 단체의 난립 속에 힘을 잃어갔고, 올림픽에서도 번번이 노메달에 그쳤다.
그러던 차에 한국 복싱의 구세주로 등장한 이가 임애지(25·화순군청)다.
임애지는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또한 남자 선수까지 포함하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한순철 대표팀 코치 이후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다.
최 회장은 2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임애지와 오연지 선수 둘 다 4강(동메달)은 무조건 간다고 생각했다. 세계 3차 예선이 열린 태국에서 두 선수 모두 너무 잘했다"면서 "오연지 선수가 의외로 파리에서 1회전 탈락해서 낙심했던 기억이 난다. 임애지 선수도 (하티세 아크바시를 상대로) 더 잘한 경기로 봤는데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어 "임애지와 오연지 모두 금메달까지 생각했다. 금메달 포상금 1억원을 약속했는데, 내심 돈을 많이 내야 할 것 같아서 큰일 났다 싶기도 했다"며 웃었다.
최 회장은 파리 올림픽 금메달에 1억원, 은메달에 5천만원, 동메달에 3천만원의 포상금을 약속했다.
그는 "임애지가 아시안게임과 4년 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에 도전했으면 한다. 기분 좋게 포상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임애지의 메달 덕분에 한국 복싱은 올해 하반기를 따뜻하게 보냈다.
최 회장은 "올림픽 덕분에 기업 후원 문의가 많이 늘었다. 올해보다 내년에 사정이 더 나을 것"이라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복싱 인기를 한 단계 더 올릴 기회"라고 봤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프로 복싱이 활성화돼야 선수들이 금전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며 새 단체를 출범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세계 복싱계의 가장 큰 화제는 국제복싱협회(IBA)와 월드복싱(WB)의 대립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재정 건전성 불투명과 편파 판정 등을 이유로 IBA를 올림픽에서 퇴출했다.
2020 도쿄 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은 IOC에서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관장했지만,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은 복싱을 대표할 기구가 갖춰지지 않으면 복싱을 정식 종목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BA는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지원을 받아 돈줄을 쥐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등이 주축이 된 신규 복싱 단체 WB는 IOC로부터 올림픽 복싱 단체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IBA에서 탈퇴하고 WB에 가입했다.
최 회장은 "4년 뒤 LA에서 복싱이 정식 종목에서 빠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IOC와 WB는 이미 교감을 하고 있다. 물론 IBA가 돈은 많고, 금전적인 부분만 보면 우리도 IBA에 있다가 늦게 옮기는 게 낫다. 그렇지만 어차피 갈 거면 빨리 움직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복싱 최강국 우즈베키스탄도 WB로 넘어왔다. 2025년 하반기면 WB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대한복싱협회장으로 취임한 1년 동안 전국을 돌며 복싱 관계자의 여러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회장직을 수행하며 조금이라도 갈등이 봉합됐다면 다행이다. 복싱이 국민들께 다시 즐거움을 드려서 다행이고, 계속 활력을 드리는 종목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4b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