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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세상에 작은 대회는 없어요. 패럴림픽도, 체전도 똑같이 엄청 긴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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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청소년 대표,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승승장구했던 그는 군 제대후 실업팀에 입단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부상까지 겹치며 고전했다. 2022년 3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왼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아버지는 "지금도 아들이 그날 집을 나서던 순간이 자꾸 생각난다"고 했다. 마음씨 고운 둘째아들은 "아버지가 계속 '아무 걱정마라, 괜찮다' 하셨는데 죄송해서 그저 눈물만 났다"고 회상했다.
'뭘해야 다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그때, 고등학교 시절 은사, 주종관 부여중 코치가 병원으로 찾아왔다. 파리패럴림픽 종목 '파라카누'가 있다고 했다. 옛 스승과의 재회, 새 길이 열렸다. 담 너머서 까치발로 아들의 인터뷰를 지켜보던 부모님은 "우리 아들, 카누 시키길 잘했다"고 했다. 어머니는 "중학교 때 딱 한달 반대했어. 계속 물에 빠진다니까 고생하는 거 싫어서, 그래도 지가 좋다니께 시켰지. 체력 기른다고 밤마다 운동장 뛰고 그랬지" 했다. 유도선수를 꿈꿨던 아버지는 "카누 하길 잘했지. 우리 아들이 힘이 좋거든. 씨름, 유도, 역도부에서도 다들 데려가려고 했어. 난 운동 반대 안했어. 허허" 했다.
목표했던 메달은 놓쳤지만 사상 유례없는 위대한 도전이었다. 2022년 교통사고, 2023년 전국체전 금메달, 2024년 파리패럴림픽 출전권까지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265만명의 등록장애인 중 200만명이 중도장애인인 현실, 일상복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스포츠 활동이 그 시간을 눈에 띄게 줄여주지만, '엘리트' 영역인 패럴림픽은 또다른 세계. '시드니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도 장애 후 패럴림픽 출전까지 7년 가까이 걸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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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범에게 "카누는 운명"이다. "다치기 전에도, 다친 후에도 카누는 내 운명, 평생 끝까지 가야할 종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파라카누는 한 종목밖에 없어 아쉬워요. 다관왕도 하고 싶은데" 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비장애인 대회도 병행 출전하며 아쉬움을 떨치고 있다. "아직 파라카누 선수들이 많지 않아요. 제가 밀려도 좋으니 더 많은 경쟁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랐다.
파리패럴림픽에서 '감'을 잡은 최용범의 목표는 더욱 또렷해졌다. "1년 준비하고 파리패럴림픽을 나갔어요. 앞으로 4년 열심히 하면 LA에선 메달권에 충분히 올라갈 수 있어요"라고 자신했다. "파리에서 아시아 선수들을 다 잡자는 목표는 이뤘어요. 2026년 일본서 열리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엔 카누 종목이 빠져 아쉽지만,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계속 실전경험을 쌓아야죠"라며 눈을 빛냈다. 그리고 믿음직한 한마디를 전했다. "파리패럴림픽은 운이 좋았어요. 4년 후 LA패럴림픽에선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증명하겠습니다!"
김해=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