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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공동취재단]'휠체어 배드민턴 에이스' 유수영(21·WH2·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첫 패럴림픽에서 첫 결승행과 함께 첫 은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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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똑같을 거라면 시작조차 안 했다"라는 좌우명처럼 유수영은 지고는 못사는 승부욕을 지녔다. 게임 오버워치에 빠져 상위 0.1%에 들었고, 포켓몬스터 국내 배틀 대회에서 2위까지 올랐을 정도. 독학으로 배운 일본어로 SNS를 통해 응원 디엠(DM)을 보내준 일본인 친구들과 소통한다. 자신의 말대로 "한 번 꽂히면 끝까지 가야 하는" 성격이다. 2021년 바레인장애청소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만난 그의 손바닥은 온통 굳은 살과 상처투성이였다. 승부욕만큼 혹독한 노력, 세상에 그냥 오는 메달은 없다. 취미는 그림 그리기와 시집 읽기.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과 동갑내기인 그는 플레이스타일처럼 솔직화통하고 다재다능한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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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복식 결승전이 있었다. "삼촌" 정재군(47·WH1·울산중구청)과 결승전에 나섰다. 2년 전 잠깐 복식 짝이 됐을 때는 8강 이상의 성적이 나지 않아 헤어졌었는데 파리패럴림픽을 앞두고 다시 뭉쳤더니 국제 대회에서 거듭 우승을 했다. 유수영은 낮잠을 자면서 복식을 준비했다. 펑펑 운 다음 꿀잠을 잤다.결승전 상대인 중국의 마이지안펑-취츠모 짝은 너무 강했다. 도쿄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이니 그럴 만도 했다. 결국 또 졌다.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유수영, 정재군 모두에게 패럴림픽 첫 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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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만 정작 '삼촌' 정재군이 6월 돌아가신 아버지를 언급하며 목소리가 떨리자 다시 눈가가 촉촉해지려 했다. "삼촌, 웃어요. 웃으라고요!" 26세 차 파트너 정재군을 향한 한마디를 부탁하자 "삼촌 수고하셨고요. 은메달 축하드리고요. 라면이나 먹으러 가죠!"라고 했다. 나이 차를 뛰어넘어 매순간 동고동락하며 서로의 빈 곳을 메워내는 스스럼 없는 동료다. 유수영은 "우리가 2년 전 합을 맞췄다가 성적이 안나서 헤어졌었다. 맨날 8강에서 미끄러졌다. 근데 올해 다시 뭉치니까 서로 간절했는지, 대회 나갈 때마다 메달을 따더라. 스페인 대회가 2번 있었는데, 첫 대회에서 동 따고, 두 번째 대회 금 따고, 또 최근에 있었던 스코틀랜드 대회서도 금메달을 땄다. 패럴림픽에서 은메달까지 따게 됐다"며 웃었다.
유수영은 2일 한솥밥 월드클래스 선배인 김정준(46·대구도시개발공사)과 개인 단식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비록 '라이벌' 가지와라 다이키는 만나지 못하지만 개인전 동메달의 꿈은 절실하다. 메달 포상금을 받으면 복식 4강전 상대였던 친구, 마츠모토 타쿠미를 만나러 일본에 갈 생각이다.
유수영은 "아시안게임 때도 다들 몰라주셨는데 이번에는 좀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 많이 응원해주신 덕에 복식 은메달을 딸 수 있었다"면서 "'은메달 잘했다' '이걸로도 대단한 거다' 하는데 저는 더 잘하고 싶었고 더 대단하고 싶었어서 다음 번에 응원해준 만큼 더 좋은 모습으로 되갚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파리=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