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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탁구대표팀 복식조들의 2024년 파리패럴림픽 '메달사냥'이 이틀 째 이어졌다. 이번에는 여자복식(WD10 등급)에서 동메달 2개를 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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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색깔이 늘 '동빛'이었던 게 두 사람의 아쉬움이었다. 파리에서는 반드시 메달 색깔을 금, 은빛으로 바꾸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나왔다. 그러나 목표 달성 일보 앞에서 멈춰서야 했다.
1, 2세트를 아쉽게 내준 정영아-문성혜조는 3세트에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세를 퍼부으며 7-3로 앞서나갔다. 한 세트를 만회하면 다시 역전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집중력이 급격히 흔들리며 리턴 미스가 나왔다. 중국은 기회를 포착한 듯 강공으로 나왔다. 결국 정영아-문성혜조가 1점을 따는 동안 중국은 무려 8점이나 뽑았다. 정영아-문성혜 조의 도전은 이렇게 허무하게 마감됐다.
정영아는 경기 후 "생각한 작전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더 잘하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고 울먹였다. 문성혜는 "상대가 너무 강했다. 선수들은 다 경기에서 잘하고 싶어 한다. 그래도 실수가 나올 수 있다"며 울먹이는 1살 아래 정영아를 다독였다. 이어 "원 없이 충분히 열심히 하고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비록 결승행에는 실패했지만, 이들은 동메달을 수확했다. 최선을 다한 결과다. 동메달도 당당하게 높이 치켜들면 찬란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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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테이블에서 같은 시간에 열린 '베테랑 듀오' 강외정(58·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이미규(36·경상북도장애인체육회)조도 역시 마지막 고비 앞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마틱 나다-페릭 란코비치 보리슬라바(세르비아)조를 만나 세트스코어 1대3(8-11 11-4 3-11 9-11)으로 지면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탁구대표팀의 최연장자인 '큰언니' 강외정은 득점을 낼 때마다 큰 소리로 "좋아!"를 외쳤다. 나이는 진정 숫자일 뿐이다. 환갑을 앞둔 강외정의 목소리는 마치 20대 젊은이처럼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그러나 강외정의 투혼이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몇 차례 반전의 기회에서는 서로 타구 처리를 망설이다 실점하기도 했다. 강외정은 "전반적으로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은 경기였다. 가운데 구멍이 자꾸 생겼다"며 "내가 너무 못한 경기라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미규 역시 "중앙이 심하게 뚫렸는데 서로 너무 양보한 결과다. 서로 마음이 너무 잘 맞아서 그렇게 된 것 같다"며 "복식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단식에서 다시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탁구 대표팀의 '언니즈'는 울먹이지 않았다. 아쉬움을 금세 털어내고 자신들이 일궈낸 동메달 성과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이로써 한국 탁구는 대회 초반 '복식 매치'에서 현재까지 4개(은1·동3)의 메달을 수확했다. 서수연(38·광주광역시청)과 윤지유(24·성남시청) 조가 여자복식(WD5)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차수용(44·대구광역시청)-박진철(42·광주광역시청) 조가 남자복식(MD4)에서 동메달을 손에 쥐었다.
아직 '복식조 메달도전'은 남아있다. 1일 자정에 열리는 남자복식(MD4) 결승에서 한국의 '히든카드' 장영진(31·서울특별시청)-박성주(45·토요타코리아) 조가 피터 로바스-얀 리아포스(슬로바키아) 조를 상대로 탁구대표팀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복수혈전'이다. 슬로바키아 조는 앞서 열린 4강에서 한국의 차수용-박진철조를 쓰러트렸다. 장영진-박성주 조가 동료의 복수를 해내며 영광스러운 금메달을 목에 걸 지 주목된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