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탁구가 2024 파리패럴림픽 첫날 열린 '복식 데이'에서 동메달 2개를 확보하며 선전했다.
그래도 남자복식(MD4) 8강전에 출전한 차수용(44·대구광역시청)-박진철(42·광주광역시청), 장영진(31·서울특별시청)-박성주(45·토요타코리아) 조가 모두 승리하며 동메달을 확보한 덕분에 한국 탁구대표팀은 첫날부터 상당히 선전했다고 평가할 만 하다.
한국 탁구대표팀 선전의 문을 연 것은 남자복식(MD8) 16강전에 출전한 베테랑 듀오 김영건-김정길 조였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메달 가능 후보'로 평가한 김영건-김정길 조는 3번 시드를 받고 출전해 칠레의 루이스 플로레스-막시밀리아노 로드리게스 조를 세트스코어 3대0(11-7 16-14 11-5)으로 제압했다. 1세트를 손쉽게 따낸 김영건-김정길 조는 2세트에 상대의 예상 밖 저항을 만나 긴 듀스랠리를 펼쳤다.
|
베테랑 강외정은 이 경기에 대해 "뜻대로 풀린 경기는 아니다. 다음 8강에서는 중국 1위 팀을 만나기에 대진이 썩 좋지는 않다. 그래도 결과는 모르니 열심히 하겠다"며 침착한 다짐을 전했다. 이미규는 "(강외정)언니가 미스 없는 플레이로 유명한데, 내가 너무 긴장했다. 다행히 언니가 잘 끌어줘 고비를 넘고 이길 수 있었다"며 파트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중국전에서는 더 자신감있게 해서 언니의 마음을 든든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며 결의를 다졌다.
|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남자복식(MD4) 2경기였다. 8강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승리하면 최소한 동메달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에 나선 차수용-박진철, 장영진-박성주 조가 모두 세트스코어 3대0으로 무결점 승리를 거두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소한 동메달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차수용-박진철 조와 장영진-박성주 조는 4강에서 서로 만나지 않는다. 차수용-박진철 조는 슬로바키아와 4강을 치르고, 장영진-박성주 조는 프랑스와 격돌하게 됐다. 이는 곧 두 팀이 4강에서 승리하면 한국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선수들 모두 입을 모아 "한국 팀끼리 결승에서 맞붙는 게 그야말로 최상의 시나리오다. 서로 실력이 엇비슷해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 같다"면서 "4강에서 반드시 승리해 꼭 결승전에서 한국팀끼리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
4번 시드를 받은 김영건-이미규 조는 13번 시드의 발렌틴 바우스-야나 스피겔(독일)조를 만나 세트스코어 3대1(11-6 11-8 9-11 11-7)로 이겼다. 3세트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서로 대화하며 금세 위기를 극복했다.
혼성복식 16강전이 끝난 뒤 약 1시간40여분 뒤에 김영건-김정길 조의 남자복식(MD8) 8강전이 이어졌다. 승리하면 동메달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2경기(남자복식 16강전, 혼성복식 16강전)에 출전해 전력을 쏟아낸 김영건-김정길 조는 힘을 쓰지 못했다. 6번 시드를 받고 나온 '복병' 압둘라 오즈투르크-네심 투란(튀르키예) 조를 만나 30분 만에 세트스코어 0대3(4-11 7-11 6-11)으로 지면서 패했다. 김영건-김정길 조는 지난 3월말 열린 2024 폴란드오픈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파리에서는 8강에서 멈춰서야 했다. 앞서 치른 2경기의 피로도가 쉽게 풀리지 않은 결과였다.
조재관 탁구대표팀 감독은 "첫날 경기를 해보니 관중들의 함성이 너무 커서 선수들이 다소 긴장했다. 하지만 세트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으며 평소의 모습을 되찾아갔다"면서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 1개에 그쳤던 이전 대회의 성적을 뛰어넘는 것이다. 복식의 첫날 선전 기운이 앞으로 단식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첫 날 성과의 의미를 밝혔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