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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패럴림픽, 개회식으로 12일간 열전 시작
프랑스 최초의 패럴림픽인 제17회 파리 하계패럴림픽이 29일(한국시간)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개회식은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라는 모토 아래, 패럴림픽의 상징인 아지토스로 단장한 개선문부터 샹젤리제 거리 일대에서 약 4시간 동안 펼쳐졌다.
패럴림픽 개회식이 야외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패럴림픽이 펼쳐지는 것도 처음이다.
파리는 1900년, 1924년, 2024년 세 차례나 올림픽을 개최했지만, 패럴림픽은 열지 않았다.
패럴림픽은 1960년에 시작했고,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같은 도시에서 열리기 시작한 건 1988년 서울 대회부터였다.
프랑스 예술감독 토마스 졸리와 스웨덴 안무가 알렉산데르 에크만이 연출한 개회식은 프랑스의 장애인 수영선수 테오 퀴랭의 영상으로 시작됐다.
퀴랭은 파리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프리주'로 장식된 택시를 타고 파리 시내를 누비면서 프랑스 장애인 대표팀 선수들의 포부를 들었다.
퀴랭의 택시는 개회식 장소인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 도착했고, 콩코르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주변에 설치된 무대에 장애인 예술가와 댄서, 가수들이 올라 '불협화음'을 주제로 한 공연을 펼쳤다.
퀴랭이 무대에 오른 뒤엔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흰색, 빨간색의 축포가 터졌다.
각국 선수단은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콩코르드 광장까지 행진했다.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한국은 36번째로 입장했다.
카누 국가대표 최용범이 기수를 맡아 태극기를 들고 행진을 이끌었다.
최용범은 단복 후원사인 스파오가 제작한 곤룡포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한국의 역사적 권위와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동시에 표현한 복장"이라고 설명했다.
129번째로 입장한 난민대표팀, 157번째로 입장한 우크라이나가 소개될 때 모든 내빈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개최국 프랑스 선수단은 대표적인 샹송인 '오 샹젤리제'의 선율에 맞춰 광장으로 들어왔다.
이어 왼팔이 없는 프랑스의 장애인 싱어송라이터 럭키러브의 공연이 이어졌다.
럭키러브는 윗옷을 벗고 장애를 드러낸 채 어떤 것이든 해낼 수 있다는 내용의 가사를 담은 자작곡 '마이 어빌리티'(my ability)를 불렀다.
다음으로는 패럴림픽 역사를 보여주는 영상이 재생됐고, 앙상블 마테우스가 연주하는 프랑스 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프랑스 국기가 게양됐다.
토니 에스탕게 파리 패럴림픽 조직위원장과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의 연설 이후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개회를 선언했다.
파리 올림픽 수영 동메달리스트인 플로랑 마노두의 손에 들려 입장한 성화는 2008 베이징 패럴림픽 휠체어 테니스 우승자인 미카엘 제레미아즈에게 건네졌다.
이탈리아 휠체어 펜싱 선수 베베 비오, 미국의 장애인 멀티종목 선수 옥사나 마스터스, 독일 장애인 육상 선수 마르쿠스 렘도 개회식 성화 주자로 참가했다.
이후엔 프랑스 패럴림픽 전설들이 성화를 넘겨받았다. 2004 아테네 패럴림픽 육상 4관왕 아시아 엘 아누니, 휠체어 펜싱 금메달 10개를 딴 크리스티앙 라쇼, 장애인 수영 레전드 베아트리스 에스로 이어졌다.
성화는 다시 알렉시 앙캥캉(트라이애슬론), 낭트냉 케이타(육상)에게 넘겨졌고, 두 선수는 샤를 안토니 코아쿠(육상), 엘로디 로랑디(수영), 파비앙 라미로(탁구)와 함께 튈르리 정원에 자리한 '열기구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파리 올림픽 기간 파리를 밝게 비췄던 열기구 성화대는 다시 하늘 위로 떠올라 붉게 타올랐다.
개회식을 마친 한국 대표팀은 29일 오후부터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17개 종목 선수 83명(남자 46명, 여자 37명)을 포함한 177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금메달 5개, 종합순위 20위다.
첫 메달은 30일 오전에 열리는 수영 남자 평영 50m 스포츠등급 SB3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3관왕 조기성이 메달을 바라본다.
이번 대회엔 이목을 끌 만한 선수가 많이 출전한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시각 장애인 트랜스젠더 육상선수인 발렌티나 페트릴로(이탈리아)는 육상 여자 200m와 400m 스포츠등급 T12 경기에 나선다.
트랜스젠더가 패럴림픽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징계받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단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출전이 금지됐다.
다만 중립패럴림픽선수단(Neutral Paralympic Athletes·NPA)이라는 이름으로 러시아 최대 90명, 벨라루스 8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난민 선수단은 리우데자네이루, 도쿄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출전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도쿄 대회에 극적으로 출전했던 자키아 쿠다다디(태권도) 등 8명이 난민 선수단의 일원으로 패럴림픽 메달 도전에 나선다.
에리트레아, 키리바시, 코소보 등 3개국은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한다.
북한은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cycl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