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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세계를 정복한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은 흔히 말하는 'T'일까, 'F'일까. '신궁' 김우진은 'I'일까, 'E'일까? 스포츠 스타들이 꿈의 무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선 어떤 성격이 유리할까?
같은 선수라도 모두가 구본길처럼 쾌활한 성격을 지닌 건 아니다. 대한민국 메달리스트 중 가장 많은 성격 유형은 ENFP(활동가)다. 오예진 김예지 김우민 이준환 4명이 이 성격에 해당한다. 이들은 '외향적, 열정적, 개방적인 성격으로 활기차고 낙관적인 태도'로 새로운 목표에 도전해 결실을 맺었다. 오예진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여자 사격 10m 공기권총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는 대형 사고를 쳤고, 김예지는 비록 준우승에도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일약 SNS 스타덤에 올랐다. 김우민은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한국 수영에 메달을 선물했고, 이준환은 첫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 1위 마티아스 카스를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들에게선 하나같이 긍정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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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듀오' 남수현(19)과 신유빈(20)은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ISTJ(현실주의자), 종목별 막내인 김제덕(20)과 박상원(24)은 동료들에게 의욕을 불어넣는 ENFJ(선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MBTI는 다르지만, '막내답지 않은 막내'라는 공통 분모를 지녔다. '삐약이' 신유빈은 ESFJ에서 ISTJ로 성향이 바뀌었다고 말했는데, MBTI가 바뀐 시기는 탁구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거듭하는 시기와 엇비슷하다. 김제덕이 늘 '파이팅'을 외치는 건 ENFJ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전훈영 이우석 오상욱은 타고난 손기술을 지닌 호기심 덩어리 ISTP(장인)이고, 안세영은 매우 희귀한 성격으로 알려진 INFJ(옹호자)다. INFJ는 이상적이고 원칙주의적인 성격으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끝내기 전에는 만족하지 않는 노력파다. 이들에게 '성공'이란 돈이나 지위가 아닌 자아를 실현하고 세상에 선을 실천하는 것이다. 안세영은 피나는 노력 끝에 방수현 이후 28년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을 따낸 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 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 방식 등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은퇴를 암시하는 '폭탄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학계에선 넬슨 만델라, 마틴 루터 킹, 테레사 수녀, 괴테 등을 INFJ 성향으로 보고 있다. '독립투사 5대손' 허미미는 배려심 많고 사교성 높은 ESFJ(집정관), 양지인은 겸손하게 탐험을 즐기는 ISFP(모험가), 도경동 김원호는 근면 성실함으로 세상을 지탱하는 ISFJ(수호자)로 나타났다.
MBTI는 이미 일반 기업뿐 아니라 스포츠 분야에서도 선수를 이해하는 분석자료로 쓰이고 있다. 지도자 입장에선 선수 성향에 맞게 지도를 하면 신뢰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올림픽 주요 메달리스트의 성과와 MBTI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전문가들은 "평소 멘털 관리와 경기에 임하는 마음 상태는 MBTI별로 다를 수 있겠지만, MBIT는 땀에 가려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김제덕과 같은 J 성향도 '금빛 10점'을 쏠 수 있고, 안세영과 같은 I 성향도 얼마든지 격한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파리올림픽 주요 메달리스트 MBTI
임시현=양궁=금=ENTP
전훈영=양궁=금=ISTP
남수현=양궁=금=ISTJ
김우진=양궁=금=ESTP
이우석=양궁=금=ISTP
김제덕=양궁=금=ENFJ
오예진=사격=금=ENFP
반효진=사격=금=ESTP
양지인=사격=금=ISFP
오상욱=펜싱=금=ISTP
구본길=펜싱=금=ESFP
박상원=펜싱=금=ENFJ
도경동=펜싱=금=ISFJ
허미미=유도=은=ESFJ
김예지=사격=은=ENFP
김우민=수영=동=ENFP
신유빈=탁구=동=ESFJ→ISTJ
이준환=유도=동=ENFP
안세영=배드민턴=금=INFJ
김원호=배드민턴=은=ISFJ
정나은=배드민턴=은=IST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