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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신 스마트폰이 바꾼 파리올림픽…'빅토리 셀피', 시상식을 뒤집다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4-08-09 08:00


최신 스마트폰이 바꾼 파리올림픽…'빅토리 셀피', 시상식을 뒤집다
 ◇대한민국 박태준이 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태권도 58kg급 결승전에서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와 맞붙어 기권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땄다. (왼쪽부터) 은메달 아제르바이잔 가심 마고메도프, 금메달 대한민국 박태준, 동메달 튀니지 무함마드 할릴 젠두비, 프랑스 시리앙 라베트가 시상대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8/

'빅토리 셀피(Victory Selfie)'가 올림픽 시상식 문화를 바꿨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선 시상대 위에서 생애 가장 영광스런 순간을 경쟁했던 선수들과 함께 남기는 '특별한 세리머니'가 단연 화제다. 선수들이 추억을 담는 장면은 전세계로 생중계 및 리플레이되며 '빅토리 셀피'는 파리올림픽 최고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최신 스마트폰이 바꾼 파리올림픽…'빅토리 셀피', 시상식을 뒤집다
 ◇한국 탁구가 12년의 가뭄을 끊고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홍콩의 치우당-니나 미텔함 조와의 혼합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동메달을 거머쥔 한국 임종훈-신유빈이 금메달 중국 왕추친-쑨잉사, 은메달 북한 리정식-김금용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07.30/
특히 지난달 30일 탁구 혼합복식에서 나란히 메달을 딴 남북 선수들이 나란히 포디움에 올라 함께 셀피(셀프 카메라)를 찍는 모습은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국의 타임지는 "탁구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은 중국이 땄지만, 남북한 선수들이 더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전 올림픽에서 허용되지 않았던 '승리 셀피'가 파리올림픽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메달리스트들이 한국의 대기업인 삼성의 휴대폰을 사용해 시상대에서 자신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CNN 역시 "메달 시상대에서 셀피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남북한 탁구 선수들의 사진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빅토리 셀피'는 메달 수여와 국가 연주, 손을 흔드는 인사가 거의 전부였던 건조한 시상식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뉴노멀'이 됐다.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잘파 세대(Z세대+알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에게 '인증샷'이 생활화됐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더 컸다. 현장에서도 셀피 찍는 장면이 시상식 '하이라이트'가 되면서,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지고 있다.

"파리올림픽의 진정한 승자는 삼성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신 스마트폰이 바꾼 파리올림픽…'빅토리 셀피', 시상식을 뒤집다
 ◇팀 삼성 갤럭시 멤버인 신유빈(대한민국, 탁구), 빅토르 악셀센(Viktor Axelsen, 덴마크, 배드민턴), 알레한드라 오로즈코 로사(Alejandra Orozco Loza, 멕시코, 다이빙) 선수가 2024년 파리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 내 삼성 올림픽 체험관에서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와 셀피를 찍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정 올림픽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톱(TOP·The Olympic Partner)'인 삼성전자는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 1만7000여 명 전원에게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하고, IOC와 협력해 해당 제품으로 시상대 위에서 영광의 순간을 촬영할 수 있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됐던 과거와 달리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셀피'가 가능해진 것이다.

1997년부터 올림픽 무선 분야 글로벌 독점 마케팅 권한을 부여받은 삼성전자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갤럭시 노트3 3000대를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갤럭시S7 엣지 1만2500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갤럭시 노트8 4000대 등을 선수단에 선물해왔다.

이 뿐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0일 올림픽 개막을 앞둔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개최하고, 개막식 당시 선수들의 입장 모습을 갤럭시S 24 울트라로 촬영해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파리 시내 곳곳에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개관하고 올림픽 팬을 위한 디지털 커뮤니티를 공식 론칭하는 등 전방위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야심작인 AI폰의 전세계 '쇼케이스'를 진행 중인 셈이다.


최신 스마트폰이 바꾼 파리올림픽…'빅토리 셀피', 시상식을 뒤집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신 스마트폰이 바꾼 파리올림픽…'빅토리 셀피', 시상식을 뒤집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오른쪽)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가운데),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가도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힘을 보탰다. 올림픽은 전 세계의 많은 글로벌 기업 CEO들이 자국 선수단을 응원하고 네트워킹을 진행하는 비즈니스의 장이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현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은 펜싱 경기 직관은 물론 지난달 25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인 오찬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및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 주최한 파리 올림픽 개막 전야 만찬에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7일 파리 그랑팔레에서 진행된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을 응원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IOC 위원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도 파리올림픽 현장을 누볐다.

'빅토리 셀피'의 시상대 공략은 선수 대부분이 잘파세대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 갤럭시는 올해 상반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국내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에 비해 젊은 세대 점유율에서 밀리고 있다. 한국갤럽 최근 발표에 따르면, 현재 사용 스마트폰 브랜드를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 애플이 64%로 강세를 보였다. 향후 구입 의향 브랜드 역시 20대의 60%가 애플을 선택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갤럭시 Z 폴드6와 Z 플립6는 이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다. 실제 Z 플립6 사전 판매 기간 구매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한 비중은 50%를 넘어서며 전작인 Z플립5의 43%를 넘어섰다. 또래들의 소비에 민감한 잘파세대들이 이번 올림픽 시상대에 선 선수들의 '빅토리 셀피'에 열광하는 만큼, 이번 올림픽 마케팅이 향후 판매 증가 및 이미지 제고로 이어질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올림픽 공식 후원을 개시한 직후인 1999년의 삼성 브랜드 가치는 31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23년엔 세계 5위인 914억 달러로 약 30배 가까이 성장했다.

파리올림픽 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일 인천공항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해서 기분이 좋다. (갤럭시 Z) 플립6 셀피 마케팅도 잘 된 것 같아서 보람이 있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8년 LA올림픽까지 IOC와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어떤 스마트폰으로 시상대에서 셀피를 찍을 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세형·김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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