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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사격 결선에서 개최국 프랑스의 일방적인 응원을 극복한 양지인(21·한체대)의 인생 모토는 '대충 살자'다. 그 덕분인지 총알 하나 하나로 희비가 엇갈리는 슛오프에서 프랑스 선수를 심리적으로 압도했다. 양지인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권총 25m 금메달을 획득했다. 50발을 쐈는데 프랑스 카밀 예드제예스키와 동점이어서 슛오프에 돌입했다. 마지막 5회 사격에서 양지인은 4발을 명중시킨 반면 예드제예키는 1발로 무너졌다.
프랑스 관객들의 응원은 오히려 예드제예스키를 압박했다. 양지인은 "본선 때도 제 바로 뒤가 프랑스 선수였다. 점수가 어떻게 나오든 관중들이 환호했다. 그래서 결선도 똑같겠다고 생각했다. 응원 받는 친구는 저보다 두 배로 떨릴 테니까 저만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물론 마음먹은대로 다 되지는 않았다. 양지인은 "슛오프 가서 엄청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대가 한 발씩 쏘는 결과가 저절로 눈이 가더라. '제발 한 발만 (놓쳐라)' 이러면서 경기를 봤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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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인은 남원하늘중학교 1학년 재학 시절 수행평가로 사격에 입문했다. 남다른 재능을 알아본 중학교 코치가 양지인을 선수의 길로 이끌었다. 2023년 청두 세계대학생 대회에서 권총 25m 개인전 금메달을 따면서 국제 무대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사격선수권 1회, 아시아선수권 2회, 아시안게임 1회, 월드컵 3회 등 7차례 굵직한 대회에서 6차례 결선에 올라 우승 2회, 2등 1회, 3등 1회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자카르타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한국 사격은 파리올림픽 최고의 효자종목으로 등극했다. 여자 공기권총 오예진(IBK기업은행) 공기소총 반효진(대구체고)에 양지인까지 금메달 3개다. 여자 공기권총 김예지와 공기소총 혼성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와 같은 역대 최다 메달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