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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탁구의 희망'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1·미래에셋증권)조(세계 12위)가 '세계 1위' 중국 챔피언조를 꺾고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결승 무대에 우뚝 섰다.
전지희-신유빈조는 이날 세계 최강 만리장성을 상대로도 한치 밀림이 없었다. 1게임부터 신유빈의 오른손과 전지희의 왼손이 척척 맞아들었다. 신유빈의 포어핸드와 반박자 빠른 공격, 한국 듀오의 영리한 코스 공략에 당황한 건 오히려 중국이었다. 마지막 게임포인트, 치열한 랠리 싸움을 보란듯이 이겨냈다. 11-7로 첫 게임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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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게임 초반 리시브 범실이 잇달으며 한때 0-5까지 밀렸다. 그러나 전열을 가다듬은 신-전조는 4-5까지 또박또박 따라붙었고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신유빈의 단단한 리시브와 전광석화같은 공격이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중국의 범실을 이끌어내며 8-8, 9-9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수가 필요한 순간, 전지희의 포핸드 드라이브가 불을 뿜으며 10-9 역전에 성공했고, 또다시 폭풍 랠리를 이겨내며 11-9로 2게임도 가져왔다. 더반 경기장엔 "대~한민국" 뜨거운 함성이 울려퍼졌다.
신유빈-전지희는 남자탁구처럼 빠르고 강한 중국조를 상대로 더 빠르고 더 강한 탁구로 승부했다. 3게임 3-1로 앞서가자 코너에 몰린 중국 벤치가 다급하게 타임을 외쳤다. 5-5 동점, 5-6 역전을 허용했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작렬했던 전지희의 포핸드가 또다시 작렬했다. 7-6으로 앞선 가운데 이어진 폭풍랠리를 이겨내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세계 1위 쑨잉샤도 신유빈, 전지희의 시너지는 이겨내지 못했다.
승리는 한국의 것이었다. '누가 중국선수인지 모르겠다'는 서효영 SPOTV 해설위원의 평가는 '진리'였다. 결국 11-6으로 3게임도 가져왔다.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게임스코어 3대0으로 결승에 올랐다. 중국에겐 낯선 스코어다. 세계선수권 3연속 우승을 노리던 디펜딩챔피언을 완벽하게 돌려세웠다. 대한민국 여자탁구가 마침내 부활했다. 승리 직후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잘했어! 너무 잘했어!"를 외치는 벤치의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의 목이 메었다.
1987년 인도 뉴델리 대회 '레전드' 양영자-현정화의 여자복식 금메달 이후 무려 36년 만의 결승행이다. 여자탁구 개인전 금메달은 1993년 예테보리 대회 현정화(한국마사회 총감독)의 개인단식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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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