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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북과 오디오 가이드, 이어폰 받아가세요."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초등학교에선 아주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눈깜짝할새 학교가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슈퍼맨 교장쌤'으로 유명한 김갑철 교장이 기획한 전시회 '공존, 또다른 학교의 변화'에 전국 교사 및 교육계 관계자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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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코로나 시기, 발달장애인 체육대회를 위해 기꺼이 체육관도 개방했다. "학교장으로선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지만 가야할 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행사 이후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엔 복지관 전문가들이 발벗고 나섰다. "일단 도전해보자. 책임은 내가 진다"는 자세로 마을과 적극 공조했다. 지역 주민들과 학교 텃밭 수확물을 나누고, 가을이면 깍두기를 담가 이웃과 나눴다. 공존과 나눔의 꿈은 세계로 뻗어갔다. 한국청소년연맹 '희망사과나무'과 함께 필리핀 바세코 교육시설 건립 모금에 나섰고 2020~2022년 새 무려 2000만원이 모였다. 내년 1월, 필리핀에 4개의 '보라매 희망학교'가 건립된다. '슈퍼맨' 파워의 원천은 '연결'과 '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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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학교들의 고민인 좁은 운동장도 전문가와 협업해 해결했다. 도슨트 투어에서 "전세계 하나뿐인 세계 최초의 운동장"라는 자부심으로 소개한 바닥놀이터에 선생님들의 발길이 오래 머물렀다. 2020년 코로나로 운동량이 부족하고 비만율이 급증한 어린이들의 '건강권'을 위해 고안해낸 신박한 운동 코스다. 교문부터 시작해 건물 사이 틈새 공간을 활용한 17개 코스 '둘레길'에 무독소 페인트로 그려 만든 '알록달록' 바닥놀이터에서 걷기, 뛰기, 점프, 매달리기를 즐기다보면 기초체력이 절로 향상된다. 김 교장은 "'건강한 신체활동연구소'의 전문 연구원들이 유럽, 미국 등 선진국 학교에서 보고 배운 것을 연구하고, 학교현장에 처음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들과 함께 실험하면서 환경친화적이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디자인, 무엇보다 운동효과에 집중해 만든 코스"라고 자부심을 전했다. "코로나 시기, 우리 아이들은 바닥놀이터에서 거리두기를 하면서 마음껏 뛰놀았다. 아침, 점심, 체육시간 '건강한 레이스 코스'만 돌아도 충분한 신체활동이 되더라. 아이들 스스로 게임도 만들어 즐기기도 했다. 공간이 부족해도 조금만 고민하고 전문가 집단과 적극 협업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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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세상에서 '슈퍼맨 교장선생님'의 길은 희망이다. "나 혼자 잘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장점을 살려, 다같이 합쳐 100점이 목표"라는 그는 "'공존교육'이란 학교 안에서가 아니라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그는 마을을 학교로, 학교를 마을로, 세상을 하나로 묶어내는 슈퍼맨 CEO다. "'꿈 너머 꿈을 품고 사는 삶'이 목표라는 그는 '희망 사다리' 교육, 스포츠캠프, 스내그골프 대회, 폐교 리모델링 등 무궁무진한 꿈을 별처럼 쏟아냈다. 자신이 머무는 공간을 모두가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바꿔내는 '슈퍼맨' 김갑철 교장이 머물 다음 학교의 바닥 그림이 자못 궁금해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