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벌써 고교무대 평정이야?'
고교 새내기가 2, 3학년 선배들을 따돌리고 첫 대회부터 평정했다는 것 자체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배드민턴계에서는 초·중·고 학생부 대회에서 저학년이 고학년을 능가하는 것은 이변으로 꼽는다. 청소년→성년으로 접어드는 고교 성장기 선수들은 경력이 쌓일수록 신체적 성장도, 기량 발전에서 앞서가기 때문이다. 흔히 고교 1년생에게 3학년 대선배는 '넘사벽'으로 여기는 게 상식이고, 일부 대회(중고연맹회장기 전국선수권)는 학년별(1, 2, 3학년)로 나누어 경기를 치르기도 한다.
이런 일반적 상식을 깨면 '신동', '천재'라고 부른다. 현역 국가대표 안세영(20·삼성생명), 진 용(19·요넥스)이 중학생, 고교생 신분으로 성인 선배들을 물리치고 국가대표선발전을 통과한 경우가 이런 케이스다.
'적'에서 '동지'로 짝을 이룬 둘은 복식 32강, 8강, 준결승에서 3학년 선배들을 물리친 뒤 결승서는 '다크호스' 부서연-오연주(제주여고 2년)마저 제압하며 '괴력'을 과시했다. 부서연-오연주는 준결승에서 작년 복식 챔피언 정다연-공여진(화순고 3년)을 16강에서 따돌린 김예리-이지원(광주체고 3년)의 돌풍을 저지했지만 정작 '신입생 쌍둥이'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어찌보면 이들의 '괴력질주'는 예견된 결과였다. 남원주초교 6학년때 영재 발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로 '신동'이었던 자매는 남원주중 1학년(2019년)때 이미 언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단체전 우승을 두 차례 이끄는 등 3년간 남원주중을 최강팀으로 이끌었다. 아버지 김종혁 꿈나무대표팀 감독(45)의 DNA를 잘 물려받은 김민지-김민선은 '쟁쟁한 언니들이 즐비한 고교 무대에서는 당장 쉽지 않을 것'이란 주변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으며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아버지 김 감독은 "고교생 국가대표 이서진이 대표팀 국제대회 일정 때문에 불참한 틈을 탔을 뿐이다. 고교 첫 대회 우승에 자만하지 않도록 잘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