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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도쿄올림픽(2021년 7월 23일~8월 8일)이 100일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세계랭킹 1위' 대한민국 대표 펜싱 에이스 A선수가 입원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확인 결과, 올림픽, 패럴림픽 출전 국가대표 선수들의 접종 리스트는 이미 방역당국에 제출됐다. 당초 4월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올림픽 100일 전까지도 접종 계획은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전원 아스트라제네카(AZ)를 주사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젊은 층에 대한 '혈전증'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며 질병관리청은 AZ를 만 30세 이상에게만 접종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1992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30세 미만 대상자)가 접종대상에서 제외됐다. 올림픽 대표 다수가 만30세 이하지만 30대 베테랑 선수들도 상당수다. 패럴림픽 국가대표의 경우 대다수가 만30세 이상이다.
AZ 백신은 2월 26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자 및 종사자를 시작으로 코로나 1차 대응요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등으로 접종을 확대해왔다. 화이자의 경우 2월 27일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에게 우선 접종이 시작됐고, 만 75세 이상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접종을 진행중이다.
올림픽,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들도 하루속히 우선접종군에 포함시켜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 4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몸 상태가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운동선수들인 만큼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발열 증세, 컨디션 난조 등 부작용을 감안, 신속히 접종을 시행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기저질환이 있는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접종도 시급하다. 지난 2014년 리우월드컵 당시 남자축구대표팀이 황열병 예방접종 지연으로 현장에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도 있다.
지난 2일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고3 학생과 담임교사에 대한 2분기내 우선접종계획을 밝힌 바 있다. "75세 이상 어르신용 화이자 잔여 물량으로 충분히 접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회필수 인력에 대한 2분기 주요 접종계획이 수립된 가운데 올림픽, 패럴림픽 국가대표들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4년간 일생일대의 올림픽, 패럴림픽의 꿈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온 국가대표들에 대해서도 '고3'과 동일한 '우선접종'의 잣대가 적용돼야 합당하다. 도쿄 하늘에 태극기를 올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사기를 먹고 달리는 현장 체육인들의 소외감이 깊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도쿄2020'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백신 접종 계획을 묻는 질문에 "AZ 접종 기준이 수정되면서 현재 질병청과 긴밀히 협의중이다.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 사기를 위해 신속한 접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치용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은 "'100일 정성'이라는 말이 있다. 도쿄올림픽을 100일 앞두고 정말 중요한 시기다. 승부는 지금부턴데 여러 면에서 방향을 못잡아 어수선하다"며 아쉬움을 에둘러 전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백신 접종과 관련해 선수들의 불안감도 크다. 한국 선수들은 서양 선수들에 비해 신체적 불리함이 있기 때문에 훈련 내용과 실전 경험이 더 중요하다. 백신 접종이 조속히 이뤄져 해외 대회 출전 및 전지훈련을 마음놓고 할 수 있는 환경, 오직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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