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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그후 3년,법정서 재현된 얼음판 악몽...김보름 VS 노선영,그날의 진실 밝혀질까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1-01-20 15:48



평창올림픽 그날 이후 3년만에 얼음판의 가슴 아픈 악몽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소위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렸던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28·강원도청)과 노선영(32·은퇴)의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김보름이 선배 노선영의 가혹행위, 폭언, 허위 인터뷰 등으로 인한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며 지난해 11월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6부(황순현 부장판사)는 이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두 선수는 출석하지 않았고 양측 법정 대리인이 출석했다.

김보름의 법정대리인인 허원록 변호사(법무법인 규원)는 "김보름 선수가 원하는 것은 오직 진실 규명"이라고 주장했다. "한체대, 국가대표 선배였던 피고 노선영의 허위 인터뷰, 2010년 국가대표 선발 이후 장기간 있었던 욕설, 폭언 등 가혹행위로 인해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그동안 공황장애, 적응장애 등의 증상으로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많은 계약이 무산돼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받았다"고 했다.

김보름은 노선영을 상대로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1억원과 3억원을 초과하는 CF 모델 계약 파기로 인한 일부 재산상의 손해 1억원 등 총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국가대표 동료 선수 5명과 코치 1명의 자필진술서, 노선영의 인터뷰 영상을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김보름은 평창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에서 박지우, 노선영과 함께 출전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노선영은 뒤처진 채 들어왔다. 마지막 주자인 노선영을 챙기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왕따 주행'논란이 불거지며 국민적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김보름은 소장을 통해 "평창올림픽 후인 2018년 10월 22일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보고서에 의해 사실('의도적인 가속도, 왕따 주행도 없었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진실을 모른 채 원고를 비난하고 있다. 피고의 말만 믿고 원고를 제명하라며 공분했던 60만 명의 청원자들은 더 이상 원고의 아픔이나 자신들의 가해사실에 관심이 없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라도 울분을 풀지 못할 경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사건의 실체를 모르는 다수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소송을 결심한 이유를 명백히 밝혔다.

한편 노선영의 법정대리인인 이인재 변호사(법무법인 우성)는 원고측 주장을 완강히 부인했다. "피고 노선영은 폭언, 폭행 부분에 대해 사회 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행위라고 주장한다"면서 "만약 그것이 불법행위라 하더라도 2011년, 2013년, 2016년의 일로 불법행위의 소멸시효(3년)가 완성됐고, 이 시점에서 1억원 손배소 청구가 맞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허위 인터뷰 논란에 대해서도 "허위 인터뷰를 한 사실이 없다. 피고가 원고에게 사과를 할 이유도 전혀 없다. 원고가 피고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것인지도 심리해봐야 한다. 피고 역시 원고의 허위 인터뷰 때문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입장을 확인한 후 추가로 주장을 입증할 자료와 서면 제출을 요구한 후 다음 변론 기일을 3월 17일 오전 11시 45분으로 지정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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