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올림픽 전보다 확실히 많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요."
2017년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호는 안방에서 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새 역사를 썼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결승 은메달. 대한민국 스키 종목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었다. 1960년 스쿼밸리올림픽(미국)에서 도전을 시작한 한국 스키. 이상호의 메달이 나오기까지 무려 58년이 걸렸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뒤에 팬들께서도 많이 알아봐주시고, 축하한다는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데 저는 제 자신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메달을 땄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그래서 가끔 올림픽 경기 영상을 봐요. 그럴 때마다 정말 기분이 좋아요. 뿌듯하기도 하고요."
이상호의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다.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매서운 상승 곡선을 그렸다. 평행대회전 부분에서 37위(2015년)→26위(2016년)→5위(2017년)로 가파르게 랭킹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꿈의 무대' 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기적의 성과. 하지만 그의 인생에 안주나 멈춤이란 단어는 없다. 그는 시선은 이미 4년 뒤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올림픽을 또 한 번 준비해야 한다는 게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고요.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고요. 하지만 해야죠. 그만 둘 거면 진작 끝냈을 거예요. 그래서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태릉선수촌에서 부상 치료를 했어요. 기초 체력 훈련도 빼놓지 않고 했고요. 아, 올해는 멘탈 및 심리 특강도 들으면서 공부도 했어요."
"가끔 아주 사소한 것에 대한 동경을 해요. 친구들과 만나서 얘기도 하고, 여행도 하는 그런거요. 하지만 지금은 운동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어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났다고 해서 다 끝난 것은 아니잖아요. 당장 올해는 세계선수권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있죠. 마냥 쉴 수만은 없는 시즌이에요.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고 해서 제 인생이 바뀐 건 아니에요. 저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피끓는 청춘, 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싶지 않으랴. 하지만 이상호는 현재의 노력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밑거름임을 알고 있다.
"늘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내가 최고다!' 이렇게 주문을 걸면서 저 자신을 속여요. 이렇게라도 자신감을 가져야 더 열심히 훈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4년 뒤 베이징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한국 스키의 개척자. 그가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속임, 아니다. 이상호, 그는 최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미래과학 로봇 특강! 드론 날리기, 물놀이까지 '초중생 섬머 캠프' 선착순 100명!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