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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인터뷰]'1000m銅'김태윤"(모)태범이형이 꼭 안아주더라"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2-25 10:51





"(모)태범이형이 꼭 안아주면서 축하한다고 하더라."

김태윤이 25일 강릉올림픽파크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 후 '절친 선배' 모태범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태윤은 강릉선수촌에서 모태범, 김준호, 이석규 코치와 한방을 썼다. 같은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은 김태윤의 스케이팅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형은 우리가 메달을 딸 때마다 울컥울컥했다.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셨다"고 했다.

1000m는 전략이 중요한 종목이다. 500m의 스피드에 마지막까지 일관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지구력, 체력이 필수다. 김태윤은 600m 구간까지 세계적인 페이스를 유지하지만 종속에서 약점이 있었다. 밴쿠버올림픽 이종목 은메달리스트인 모태범은 결전을 앞둔 후배 김태윤에게 "네 스타일대로 편안하게 타라. 초반에 할 수 있는 한 스피드를 내라"고 조언했다. 룸메이트 김준호과도 "메달을 생각하면 부담되니 편안하게 타면 된다. 8위 안에만 들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강릉오벌 홈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속에 600m 이후 구간 기록이 거짓말처럼 줄지 않았다. 일생일대의 평창올림픽에서 스케이팅 인생 최고의 짜릿한 레이스를 펼쳤다. 김태윤은 "기록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믿어지지 않는 기록이었다. 기록만으로도 너무 기뻐서 포효했다. 소리를 너무 질러서 아직도 목이 아프다"며 웃었다. "남은 조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2위로 내려섰을 때, 불안하지 않았다. 4등을 해도 좋다. 이 기록이면 됐다, 메달을 못따도 좋다고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록이면 충분했다.

500m에서 1년 선배 차민규가 먼저 은메달을 따냈다. 500-1000m 국내대회에서 늘 1-2위를 다퉈온 라이벌이다. 김태윤에게 500m는 아쉬움이다.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직전 선발전 500m에서 넘어지며 태극마크를 놓쳤고, 평창올림픽 500m 티켓을 따지 못했다. 평창 500m 출전권을 놓치고 아쉬움이 컸다. "그날 민규형의 경기와 기록을 보면서 내가 안나가길 잘했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같은 종목에 민규형처럼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나로서도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향후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함께 성장해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태범이형이 그랬던 것처럼 500, 1000, 1500m 3종목에 모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1500m에서 당장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도전만으로도 1000m 기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동메달 후에도 김태윤은 좋아하는 음식을 맘껏 먹지않고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국내 실업대회가 남아 있다. 시즌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고 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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