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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서영우, 현대차 썰매 대신 BTC 썰매 타고 달린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1-22 20:43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앞)-서영우 조. 사진캡처=IBSF 홈페이지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 조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에서 사용할 썰매를 최종 결정했다. 국산 썰매가 아닌 라트비아산 BTC 썰매다.

이 용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감독은 22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현대자동차 썰매와 BTC 썰매를 계속 번갈아 타면서 기록을 측정했다. 그 결과, 기록 면에선 0.1초의 미세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며 "0.1초차면 그 누구도 결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썰매 결정의 기준이 된 건 주행 실수 횟수의 차이였다. 이 감독은 "결정적으로 BTC 썰매의 실수가 적었다. BTC 썰매로 10차례 주행을 했을 때 1~2차례 실수밖에 나오지 않았다. 반면 그 동안 많이 경험하지 못한 현대차 썰매는 4차례 정도 실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썰매 모두 성능은 비슷하다. 그러나 외국인 코치는 실수가 적은 BTC 썰매에 점수를 더 줬다. 올림픽에선 네 차례 주행을 해야 한다. 타 국가도 우리만큼 실수를 하겠지만 그 실수를 줄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강조했다.

봅슬레이대표팀이 보유한 썰매는 세 종류였다. 그러나 지난 9월 말부터 3주간 국내 훈련에서 두 종류로 압축했다. 루더스 코치가 추천하고 강원도청에서 구입한 오스트리아산 발러 썰매를 제외시켰다. 남은 건 국내 굴지의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썰매와 BTC 썰매였다. 당초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1~3차 대회에서 선수들에게 익숙한 BTC 썰매를 탔다. 현대자동차 썰매는 앞선 세 차례 월드컵 연습 주행 때 타면서 기록을 체크했다. 그러나 썰매는 트랙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때문에 월드컵에서 탄 썰매가 평창올림픽 트랙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냐 하는 건 장담할 수 없다. 한 마디로 평창 트랙에 맞는 썰매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감독은 일찌감치 올림픽용 썰매를 결정할 수 있었다. 지난달 5일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벌어진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4차 대회를 포기하고 훈련 계획을 바꿔 급거 귀국한 뒤 한 가지 썰매만 가지고 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달여간 두 썰매를 비교하면서 탄 이유는 한 가지다.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썰매 결정이 계속 늦어진 이유는 눈에는 BTC 썰매가 빨라보이는데 기록 면에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BTC 썰매는 유연성이 좋아 코너링이 좋은 반면 직선 구간에선 현대차 썰매가 더 빠르게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 경험이 많은 외국인 코치가 BTC 썰매가 낫다고 하더라.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BTC 썰매를 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5일 현대차 측과도 미팅을 가졌다. 현대차에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현대차에서도 전혀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감사할 뿐"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10월 봅슬레이대표팀에 썰매를 제공할 때 불공정 협약을 맺지 않았다. 현대차가 2011년부터 해외전지훈련비 등 3억원에 달하는 지원을 하고 있지만 '반드시 평창올림픽 때 현대차 썰매를 선택해야 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상에 넣지 않았다. 이 감독이 최대한 공정함을 유지하면서도 부담감 없이 BTC 썰매를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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