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뉴브아레나(헝가리 부다페스트)=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박태환(28·인천시청)은 여전히 세계 언론의 주요 관심 선수였다.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동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여세를 몰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은 실패였다. 출전한 세 종목에서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
박태환은 심기일전했다. 담금질에 혼을 담았다. 철저하게 준비했다. 세월을 거스르는 레이스를 위한 준비는 처절했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전 현장, 11월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 캐나다 윈저 세계쇼트선수권 현장에서 박태환은 새벽 6시부터 수영장에 나와 몸을 풀었다. 6월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헝가리로 가기 전 3박4일간 한국에 머물렀다. 이 때도 새벽부터 동네 25m 풀에 나와 물살을 갈랐다. 2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회복훈련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했다. 지구력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번이라도 더하려 했다. 하루 물살을 가른 거리만 1만m였다. 투혼 그리고 수영에 대한 무한 열정으로 혹독한 훈련을 견뎠다.
그 결과 박태환은 상승세를 탔다. 전국체전에서 건재를 과시했고, 일본아시아수영선수권 4관왕, 윈저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 3관왕에 오르며 실전감각을 다졌다. 6월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와 맥 호튼(호주) 등 강호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세계선수권 400m 결선에서의 4위. 비록 메달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욱 소중한 결과였다. 수영 선수로는 노장이 된 20대 후반의 나이에, 자신보다 10살 가까이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는 박태환의 모습에 전세계 언론들도 감동을 받았다.
결선 후 믹스트존에 박태환이 등장했다. 수많은 외신들이 지나가는 박태환을 불러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박태환은 정중히 거절했다. 외신들도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스포츠조선과 짧게 인터뷰를 가졌다. 박태환은 "아쉽다"는 말을 연이어 했다. 그동안의 노력을 생각했을 때 메달 실패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는 "이제 잊어버리고 200m를 준비해야죠"라며 싱긋 웃어보였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준비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박태환은 믹스트존을 떠났다. 그의 뒷모습에서 '할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대단하다'는 감동을 느꼈다. 그 사이 외신 기자들이 다가왔다. 이곳저곳에서 박태환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박태환의 '열정'에 그들도 감동했고 궁금해했다.
박태환은 분명 세계 수영계 중심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