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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하려고 하니 잘 되네요."
전인지의 2라운드 약진 비결은 긍정 마인드였다.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한 라운드에 이글을 2개나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인지는 19일(한국시각) 올림픽 골프코스(파71·6245야드)에서 벌어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부 2라운드서 더블보기와 보기를 각각 1개 기록했지만 이글 2개와 버디 4개를 엮어 5언더파를 기록했다.
전날 1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친 전인지는 이로써 중간 합계 6언더파 공동 6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단독 선두 루이스 스테이시(미국)와는 3타 차다.
1번홀 버디로 출발했지만 2번홀 보기와 5번홀 더블보기로 흔들리는 듯 했던 전인지는 전반 마지막 9번홀(파4)에서 그림같은 이글샷을 선보이며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세컨드샷을 핀 앞에 붙인 뒤 정교한 버팅으로 이례적인 한 라운드 더블 이글을 완성했다.
2라운드를 마친 뒤 전인지는 인터뷰에서 "내가 할수 있었던 부분은 최대한 집중해서 즐겁게 하려고 했는데 잘된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글 2개의 비결은 내려놓는 것이었다. 전인지는 "전반에 더블보기를 범해 충분히 흔들릴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원래 골프라는 게 이런거지'라 생각하고 남은 홀 더 잘 하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멋진 이글 2개로 보여진 것 같다"고 이글 비결을 전했다.
전인지는 이글 2개를 복기할 때는 마냥 행복해보였다. 첫 이글이 나온 9번홀은 짧은 파4였다. 다른 선수들이 신중을 기하기 위해 아이언이나 우드로 티샷을 할 때 자신은 드라이버로 과감하게 공략했단다. 그린 주변까지 티샷을 보낸 전인지는 30m 정도 되는 거리에서 58도 웨지를 선택해 공이 그린에 떨어지자 마자 홀컵 안으로 쑥 빨려들게 만들었다.
이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을 215m 정도 남은 지점에 떨어뜨렸다. 전인지는 3번 우드를 선택했고 핀 앞 4m 지점에 정교하게 떨어뜨렸다. 긴장되는 이글 퍼트의 순간, 여기서 전인지는 긍정 마인드를 또 꺼내들었다. "18번홀 이전에 버디 퍼트가 아쉽게 홀을 자꾸 지나쳤다. 하지만 나는 '앞에 실패한 경험이 있으니 이젠 들어갈 거야'라는 생각으로 퍼트를 했다."
1라운드와 달리 2라운드 전체적으로 만족스런 플레이를 한 비결에 대해서는 "첫날은 올림픽이라 긴장한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어차피 안되는 샷 그냥 안고 가자고 생각하고 실수도 받아들이면서 플레이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 언니 박인비와 양희영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만족스런 경기를 하지 못했던 전인지는 코치를 비롯해 박인비 양희영에게 조언을 구했단다.
이 과정에서 전인지는 코치로부터 "왜 자꾸 안 되는 것만 생각하지? 넌 그동안 잘 해왔는데…. 잘 되는 것을 생각해봐"라는 얘기를 듣고 올림픽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이와 함께 박인비 양희영으로부터 "메달 아니면 말고, 뭐 있어? 그냥 자신있게 쳐봐"라는 조언을 들은 전인지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말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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