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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플라티니 회장도 아킬레스건이 있다. 그는 엄연히 말해 고인물이다. 2007년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적극적인 지지로 UEFA 회장에 당선됐다. 블래터 회장은 척결해야 할 구시대 인물이다. 그는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의 추잡한 비리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다. 부패의 화살이 자신의 턱밑까지 도달하자 사퇴를 결정했고, FIFA는 지난달 집행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거를 내년 2월 26일 특별 총회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이 뿐이 아니다. 플라티니 회장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플라티니의 추악한 비밀'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나돌고 있다. 이른바 '플라티니-카타르' 커넥션이다. 플라티니 회장은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당시 카타르를 지지했다. 그런데 변호사인 아들이 이후 카타르 국부펀드가 소유한 프랑스의 명문구단 파리생제르맹(PSG)에 취직했다고 한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승부수가 눈에 띈다. 첫 번째 카드는 명분을 내세웠다. 유럽을 넘어 지구촌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했다. "1904년, FIFA는 이곳 파리에서 시작됐다. 그 후 111년 동안 8명의 회장이 배출됐다. 사실상 모두 유럽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유럽이 건전하고 분별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면, 오늘날 FIFA가 이런 혼란에 빠져 있을까?'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FIFA를 개혁할 수 있는 진정한 후보자를 지지해 주기를 부탁하려고 하는 말이다." 그리고 "세계 인구의 80%인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이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축구의 꿈이자 미래"라고 했다.
FIFA 회장은 20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이 최다인 54표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UEFA와 AFC의 회원국이 각각 53표와 46표를 행사한다. 북중미카리브해연맹(CONCACAF)은 35표,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은 11표, CONMEBOL은 10표를 갖고 있다. 물론 대륙 연맹 회장과 회원국의 입장은 일치하지 않는다. 결국 '각개격파'식으로 설득하고 또 설득해야 한다. 유럽은 어차피 개성이 강해 표가 분산된다. 비유럽의 지분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것은 최고의 득표 전략이다. "일본이 도와준다면 당선 가능성이 99%"라고 한 정 회장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또 하나, '통 큰 공약'도 내걸었다. 자신의 임기를 4년으로 못박았다. 정 회장은 "몇 십 년 간 계속 팽창하고 있는 FIFA의 부패문제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FIFA에 '상식'과 '투명성' 그리고 '책임성'을 되살릴 리더가 필요하다"며 "이번 선거의 핵심은 블래터 회장이 40년 간 구축해온 부패 체제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냐 말 것이냐이다. 조직의 지도자가 스스로를 조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조직은 부패하기 시작한다. 난 FIFA 회장이 된다면, 4년 임기 한 번만 회장직을 맡을 것이다. FIFA를 4년 안에 바꿀 수 있다. 세계 모든 축구팬들에게 약속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의 시대적인 요구는 분명하다. 개혁이다. 연임 포기는 새로운 물길이 될 수 있다. 지지기반이 약한 정 회장은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최고의 시나리오는 플라티니 회장과 손을 잡는 것이다.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에 도전장을 낸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와도 한 배를 탈 수 있다. FIFA의 개혁을 완수한 후 물러나겠다고 하면 충분히 대화가 될 수 있다.
1981년부터 1998년까지 17년간 FIFA 사무총장을 지낸 블래터 회장은 1998년 축구 대권을 잡았다. 그리고 17년간 지구촌 축구를 좌지우지했다. FIFA는 최대의 위기에 몰려 있다.
정 회장의 '축구 대권' 도전, 그 막이 올랐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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