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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상동고등학교 '트러스트 폴' 체육 수업 부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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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은 '교육부와 함께하는 여학생 체육 프로젝트-런앤런(Run & Learn)'을 위해 지난 4주간 '여학생 체육' 유관기관, 정계, 학계의 오피니언 리더, 그리고 학교 현장의 체육교사와 여학생들을 만났다. 현장 집중취재와 10회분의 기획 시리즈를 통해 여학생 체육 활성화에 대한 공감과 염원, 희망을 확인했다. '런앤런 캠페인' 시리즈의 마무리는 어렵게 싹틔운 '희망의 씨앗'을 널리 퍼뜨리고, 활짝 꽃피우기 위한 7가지 제언이다. 여학생 체육 활성화,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Now or N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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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고등학교 체육 수업. 하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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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동습관, 가족의 지지가 필요하다
여학생 체육 활성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현장 전문가, 체육학자들은 이구동성 '운동 습관'을 이야기했다. 여학생들이 유아기, 초등학교 시기부터 행복한 운동습관을 체득해야, 중고등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생애주기별 체육교육'의 필요성과 함께 가정 내 체육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살 운동습관, 여든까지 간다. 부모의 운동습관이나 운동에 대한 관심과 철학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된다. 특히 딸들의 운동에 대한 무한지지가 필요하다. 딸의 학교 스포츠클럽 행사에 온가족이 동참해 응원하는 과정속에, 가족은 튼튼해지고 행복해진다. 운동으로 키운 아이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 승리하는 법, 패배하는 법, 도전하는 법을 몸으로 배운다. 김석권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은 "' 체덕지(體德智)'가 필요한 시대다. 지식만을 강요하는 교육은 안된다. '체'와 '덕'이 바탕이 된 '지', 머리보다 행동이 우선하는 교육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4년 클린턴 대통령 재선 당시, '사커맘'이라는 용어가 화두였다. '방과후 아이의 축구연습을 지켜보는,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중산층 엄마들'을 지칭했다. '영어유치원''국영수' 학원 정보에만 열올리는 '돼지엄마'가 아닌, 딸들의 체육활동을 독려하고 꿈과 끼를 키워주는 '한국형 사커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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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체육 '가락고-영파여고 축구 친선경기' 가락고 여자축구팀 선수들이 영파여고를 맞아 연습경기를 펼쳤다. 경기에 임하고 있는 가락고 여학생들. 송파=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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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입시와 취업, 대학과 기업의 지지가 필요하다
여학생 체육을 활성화하는 가장 효과적 방안으로 현장에서는 대학입시 반영을 주창한다. 대한민국에서 '입시 반영'은 해당과목 활성화를 위한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현행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는 창의적 체험활동 기입란에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을 기재한다.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은 '동아리활동'으로 기재된다.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도 봉사활동처럼 세부사항을 기재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학생부 항목 간소화'라는 정책 기조에 배치된다는 우려도 있다. 학생부에 항목 한줄이 추가할 때마다 입시 현장, 사교육 현장이 요동치고, 과목별 형평성 등 부작용이 생긴다는 현실적 우려다. 당장 정책 변화가 어렵다면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을 통한, 각 대학의 자율적 정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몇몇 대학에선 이미 스포츠활동에 대한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여대, 체대, 국립대, 사범대, 교대 등이 우선 도입해 분위기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대학뿐 아니라 기업 공채에서도 스포츠 리더를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면 연계성, 파급력은 증폭된다. 삼성이 2012년 하반기 공채 때 '스포츠 활동에 대한 우대 원칙 검토' 입장을 밝힌 후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급증했던 것은 좋은예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대입, 기업 채용 등에서 체육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미국 등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운동부 주장' 등 스포츠 경력은 소위 명문대를 가는 최고의 스펙이다. '학생회장'보다 '운동부 주장'을 더 높이 평가한다. 여학생 스포츠클럽에서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리더를 대학과 기업에서 인재로 인식, 앞다퉈 뽑아가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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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여자중학교 티볼 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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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맞춤형 인프라, 기업-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좋은 선생님, 좋은 시설,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 여학교의 체육시간은 즐겁다. 현장 취재 결과, 실내체육관, 넓은 운동장, 축구장, 탈의실 등 체육시설이 잘 갖춰진 학교의 여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운동을 즐겼다. 2014년 여학생 체육활동 현황분석에 따르면 '체육시설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한 여학생은 전체의 51.3%다.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개선 정책에 힘입어 2013년 48.9%에 비해 올라갔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 청소년기 여학생들의 체육활동의 중요성에 비해 시설은 부족하다. 체육시설이 있다 해도 남녀공학의 여학생들은 신체활동이 왕성한 남학생들에게 '시설 주도권'에서 밀리기 십상이다. 실내체육실, 자투리 운동공간, 맞춤형 교구 등 여학생 체육시설에 대한 투자를 더 고민해야 한다. 결국은 돈과 예산의 문제다. 딸들을 건강한 리더, 건강한 여성으로 키워내기 위해 체육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건강한 딸들이 자라, 건강한 아이를 키운다. 우리 딸들을 한발이라도 더 뛰게 하는 일에 정부뿐 아니라 기업,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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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숭동의 서울사대부설여중의 학생들이 킥런볼 수업 중 1루로 달리고 있는 타자를 응원하기 위해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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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학생 '맞춤형' 체육시간이 필요하다
2014년 교육부가 진행한 전국 여학생 체육활동 현황 분석에 따르면 여학생의 60.6%가 체육시간 남녀 분리수업을 선호했다. 여중생의 경우 65.5%, 여고생의 경우 71.6%가 분리수업을 원했다. 혼성수업의 경우 여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과 교사의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소통과 공감을 중시하는 여학생에게 특화된 프로그램도 필요하지만, 축구, 농구 등 기본 종목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은 남녀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거침없이 뛰노는 운동장이다. 입문 단계에선 참여를 유발하는 뉴스포츠 종목도 유용하다. 축구, 농구 등 리더의 자질을 체득할 수 있는 팀 스포츠도 반드시 필요하다. 피구, 요가, 필라테스 등 여학생 선호 종목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최대한 누리게 해야 한다. '2시간 블록제'로 묶어 운영할 경우, 수업의 질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단순히 기능을 익히는 '체육'이 아닌, 자신의 몸을 알고,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도 중요하다. 내몸에 좋은 영양학, 스포츠브라, 데오도란트 사용법, 여성 및 모성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융합적' 체육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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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속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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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스포츠 양성평등, 법제화가 필요하다,
1972년 6월 제정된 미국의 교육평등법 '타이틀 나인(Title IX)'은 미국 여학생 체육에 획기적 변혁을 불러왔다. '미 연방의 재정지원을 받는 모든 교육활동에 있어, 누구도 성별을 기준으로 참여를 제한받거나, 혜택이 거절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법안이다. 1978년 모든 중등교육기관에서 '타이틀 나인' 준수가 의무화됐고 이후 팀 운영, 선수선발, 종목 선정, 장비 및 지원품, 경기 및 훈련시간 배정, 코칭 기회, 라커룸 시설 등 모든 항목에서 남여학생이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됐다. 이 법을 준수하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정부 보조금 지원이 제한됐다. '타이틀 나인' 제정 이후 미국 여학생들의 스포츠 참여율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1971~1972년 29만4015명이었던 여학생 체육인구가 2010~2011년 무려 317만3549명, '1079%'나 성장했다. 여성체육학회 및 각급 학교의 체육교사들 역시 현장의 변화와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관련 법안 발의를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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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설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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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운동하는 건강미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땀흘리는 여성, 운동하는 여성은 아름답다. '성형미', '화장발', '쭉쭉빵빵'과는 다른 종류의 '건강미'다. 김승겸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연구관은 "땀은 최고의 화장품"이라고 말한다. 한때 키 1m65에 45㎏는 연예인 표준으로 꼽혔다. TV에 나오는, 비현실적인 몸매의 걸그룹 스타들은 여학생들의 '워너비'로 통했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4월 '말라깽이 모델 활동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프로볼러 신수지, 미식축구 국가대표팀 스트랭스코치 예정화, 걸그룹 AOA 설현의 복근 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나같이 적극적이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여성상이다. 운동하는 여성의 건강미에 대한 사회적인 인정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미디어는 물론 광고주인 기업들의 역할도 크다. 정용철 서강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여학생 체육의 미래를 논하는 한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모에 목숨을 거는 비너스보다는 어깨에 올빼미를 얹은 '현명한 전사' 미네르바(지혜와 기술, 전쟁의 여신)의 등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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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여중 '킥런볼' 체육 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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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장기 플랜, 국가적 캠페인이 필요하다
교육은 한 국가의 '백년지대계'다. 여학생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체육교육 역시 일회성 관심이나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된다. 박근혜 정부는 '학교체육'을 국정과제 삼은 유일한 정부다. 학교 현장에서는 '여학생 체육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이 크다. 여학생 체육 정책을 일관성있게 밀어붙일 수 있는 장기 플랜, 백년지대계를 '지금, 여기서' 마련해야 한다. '여학생 체육 비전 2020, 2025'식의 5개년, 10개년 계획이 필요하다. 범국가적인 여학생체육 활성화 캠페인을 제안한다. 서울시교육청 등 지역별로 여학생 체육을 독려하는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범국가적 이벤트는 없었다. 2010년 독일체육회는 '여성들이여 승리하라'라는 슬로건하에 여성 스포츠 주간을 정하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스코틀랜드의 '핏 포 걸스(Fit for Girls)', 호주의 '액티브 걸스(Active Girls)' 캠페인도 좋은 예다.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영부인이 주도하는 비만아동 퇴치 운동 프로그램 '레츠 무브'는 지난 4월, 5주년을 맞았다. 영부인이 각급 학교를 직접 찾아,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습관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여학생 체육 활성화가 '구호'나 '정책'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전국민이 필요성을 공감하고, 홍보하고, 각인시킬 절대적인 계기가 필요하다. 리더들의 실천과 관심도 필요하다. '여학생 체육' 전문가인 김경숙 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장은 "여학생 체육 활성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액션플랜'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하성룡 기자 jackiechan@ 박찬준 기자 vanbasten@
※'여학생 체육 활성화' 취재에 도움 주신 분들: [교육부]황우여 부총리 겸 장관, 김석권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 김승겸 연구관, 방희중 연구사 [여성가족부]김희정 장관, 정은정 대변인실 사무관, 조민경 홍보담당관 [문화체육관광부]김 종 제2차관, 조길원 체육정책과 사무관, 손연경 체육진흥과 주무관 [국회]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학계]김경숙 이화여대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장(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장), 원영신 여성체육학회장(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안혜임 이화여대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 팀장(초빙교수) [체육계]김나미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어은실 한국선수트레이너협회장, 장미란(베이징올림픽 여자역도 금메달리스트) [각급 학교]김환길 가락고 교장, 오정훈 서울체중 교감, 유서영 창일중 교장, 이정미 가락고 체육교사, 임성철 부천 원종고 체육교사, 이태구 부천 상동고 체육교사, 김기주 중원중 체육교사, 배현배 성일중 체육교사, 신민석 서울사대부설여중 체육교사, 조동호 혜원여중 체육교사, 장경환 마장초 교사, 유현미 신서초 교사 및 초중고 10개교 '체육을 사랑하는 여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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