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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결산]스타부진 속에 핀 태극전사 투혼, 운영은 0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10-04 17:32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4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79은71동84를 차지해 당초 목표대로 중국에 이은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대회 5회 연속 2위 수성이다. 그러나 당초 기대했던 금메달 90개 이상 획득에는 실패했다. 대한체육회(KOC)는 4일 결산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성과를 정리했다.

아시아 스포츠 평준화

한국 선수단은 당초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90개 획득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홈 어드밴티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목표치보다 11개 적은 79개의 금메달을 따는데 그쳤다.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당초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대해 KOC는 '참가국 경기력 평준화'를 이유로 들었다. KOC는 '러시아에서 분리된 중앙아시아 국가 뿐만 아니라 중동 국가들이 귀화선수들을 주축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지적했다.

한국인 지도자들의 활약도 예로 들었다. 그동안 한국이 전통적인 강세를 보였던 태권도, 양궁 등에 한국인 지도자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KOC는 이들의 활약이 한국의 금사냥에 적잖은 벽이 됐다고 분석했다.

기초종목 부진

국제 대회 때마다 지적받는 기초종목 부진 문제는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은 가장 많은 금메달이 걸린 육상(금47)과 수영(금53)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특히 수영의 경우 박태환이 부진한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이 대체자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노골드'의 수모를 겪었다. 이에 대해 KOC는 '경기력 강화에 대한 적극적인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력한 금사냥 주자들의 부진도 빠지지 않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양학선, 김장미, 진종오 등은 이번 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쳤다. 이들 뿐만 아니라 골프, 사격, 남자 유도 등 한국이 아시아 무대에서 강세를 보였던 종목들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점도 결국 발목을 잡은 부분이다.


구기-비인기종목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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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KOC는 축구, 농구, 배구 등 프로 선수들을 앞세운 구기 종목에서의 열세를 점쳤다. 그러나 이광종호가 28년 만의 금사냥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남녀 농구가 12년 만에 동반 금메달, 핸드볼, 하키, 배구(이상 여자)에서 잇달아 금사냥에 성공하면서 한국 선수단의 메달전선에 힘을 보탰다.

비인기종목에서의 선전도 빛났다.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우슈를 비롯해 조정, 세팍타크로 등에서 선전이 이어졌다. 특히 전종목 금메달(7개)의 신화를 쓴 정구는 대회 마지막 날까지 금메달을 보태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선전 무색케 한 0점 운영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은 '0점'이었다. 대회 개막 전부터 폐회 시점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선수단의 선전을 무색케 했다. 일부 경기장에서는 물이 새는가 하면 관계자들의 수수방관 속에 자원봉사자들이 선수들을 붙잡고 사진촬영에 열중하기도 했다. 국내외 언론의 십자포화 속에서도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더 키웠다. 일부 언론에서 대회 준미 미숙을 지적하며 '국정감사 실시'를 주장하고 나서자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실소를 금치 못할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회 폐막 뒤 눈덩이처럼 불어날 재정적자 및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 문제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체육계 관계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범한 우를 4년 뒤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절대 범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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