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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꿈에 그리던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펼쳐진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전에서 총점 71.699점의 압도적인 점수로 1위에 올랐다. 광저우아시안게임의 동메달을 4년만에 금빛으로 바꿔놓았다. 후프, 곤봉, 리본 3종목에서 실수없는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 볼에서 실수하며 17점대를 기록했지만, '라이벌' 덩센위에(총점 70.332점, 2위)는 적수가 아니었다. 자신과의 경쟁에서 보란 듯이 승리했다.
손연재의 길은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역사다. 광저우 동메달 이후 지난 4년간 폭풍성장을 거듭했다. 2010년 모스크바세계선수권 개인종합 32위, 2011년 몽펠리에세계선수권 11위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세계 톱5'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 리듬체조계를 놀라게 했다.세계 5위에 만족하지 않았다. 2013년 키에프세계선수권 개인종합 5위에 이어, 2014년 이즈미르세계선수권에선 개인종합 4위, 후프종목 사상 첫 동메달의 쾌거를 썼다. 2014년 리스본월드컵에선 아시아 선수 최초 개인종합 1위에 올랐다. 2013년 리스본월드컵 이후 2014년 카잔월드컵까지 11대회 연속 메달행진을 펼쳤다. 지난 4년간 세계무대에서 확인한 '폭풍성장'은 '안방' 인천에서 눈부신 금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깜짝응원 온 '절친 선배'박태환이 기특한 동생 손연재를 향해 환한 오빠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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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손연재의 전 스케줄을 함께했던 문대훈 전 IB월드와이드 에이전트는 "광고촬영이 있을 때도 짧게라도 훈련은 빼먹지 않았다. 조금만 몸이 무거우면 알아서 훈련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손연재는 안방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2011년 이후 나홀로 러시아 노보고르스크훈련센터 기숙사에서 생활해온 손연재는 올해초 어머니 윤현숙씨와 함께 러시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아시안게임의 해, '엄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속에 안정감을 찾았다. 2013년부터 11번의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시리즈 대회에 꾸준히 출전했다. 11연속 메달행진을 펼쳤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멘탈, 기술 모든 면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조수경 스포츠심리학 박사와 영상통화, 문자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향한 '멘탈 트레이닝'을 이어갔다. 국내 유일의 1급 국제심판인 김지영 위원장에게는 수시로 기술적인 조언을 구했다. 메신저를 통해 난도, 연기, 점수룰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마지막 0.1점까지 더 받기 위해 스스로 준비하고 고민했다. 주변의 조언에도 귀를 열었다. 소피아, 카잔월드컵에서 초반 잇달아 실수를 범했던 루틴을 수정했다. 순서를 바꾸고, 난도는 유지하되 부담을 줄이는 동작이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더 이상의 실수는 없었다.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4위의 최고성적을 썼다. 결국 인천아시안게임 팀 은메달을 이끈 마지막 비장의 종목 역시 '곤봉'이었다. 18점대 최고득점을 찍으며 은메달 '반전드라마'를 썼다. 둘째날 개인전에서도 손연재는 멈추지 않았다. 첫 곤봉 18점대는 짜릿했다. 이후 승승장구였다. 안방팬들 앞에서 '무결점 연기'로 챔피언의 품격을 입증했다.
손연재에게 인천아시안게임은 여전히 과정이다. 런던올림픽 톱5 목표 달성 후 멈춰서지 않았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다음 목표를 이미 염두에 두고 있다. '아시아 1위' 손연재의 다음 목표는 2년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다. '독종요정' 손연재의 폭풍성장은 계속된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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