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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金!손연재'광저우銅→인천金 폭풍성장의 기록'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10-02 21:30


그래픽=김변호 기자 bhkim@sportschosun.com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꿈에 그리던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펼쳐진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전에서 총점 71.699점의 압도적인 점수로 1위에 올랐다. 광저우아시안게임의 동메달을 4년만에 금빛으로 바꿔놓았다. 후프, 곤봉, 리본 3종목에서 실수없는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 볼에서 실수하며 17점대를 기록했지만, '라이벌' 덩센위에(총점 70.332점, 2위)는 적수가 아니었다. 자신과의 경쟁에서 보란 듯이 승리했다.

손연재 VS 덩센위에 '레벨이 달랐다'

첫종목은 전날 개인종목 예선에서 18.016점 최고점을 찍었던 곤봉이었다. 손연재는 여유가 넘쳤다. 3회 연속 시리즈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머리에 곤봉 2개를 이고 걸어가는 깜찍한 리드믹스텝에선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장기인 푸에테피봇도 완벽했다. 첫종목부터 18.100점(난도 9.000)을 찍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첫 리본종목에 나선 덩센위에는 17.483점(난도 8.650, 실시 8.833)에 그쳤다. 신수지 MBC해설위원의 전언대로, 17점대 중반의 덩센위에와 17점대 후반~18점대의 손연재는 레벨이 달랐다. 두번째 종목 리본에서도 '화이트 다르부카' 북소리에 맞춰 신명나는 연기를 펼쳤다. 자신감이 넘쳤다. 또다시 18.083점을 찍었다. 손연재는 세계 무대에서 18점대를 찍을 수 있는 아시아 유일의 선수였다. 덩센위에는 후프에서도 17.583점에 그쳤다. 손연재의 3번째 종목은 직전 이즈미르세계선수권 동메달에 빛나는 가장 자신있는 후프였다. 발레곡 '돈키호테'에 맞춰 우아한 연기를 선보였다. 또 클린이었다. 18.216점을 찍었다. 덩선위에가 볼에서 17.400점을 찍으며 마지막 볼 한종목을 남기고 이미 총점에서 덩센위에를 1.933점 앞섰다. 손연재는 마마지막 볼에서 허리재기로 볼을 받는 장면에서 수구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며, 17.300점을 찍었지만 앞선 3종목의 18점대 연기가 우월했다. 4년전'열여섯 당찬 소녀는 '스무살 에이스'로 폭풍성장했다. 4년전 깜짝 동메달은 절대적인 금메달로 바뀌었다.

손연재의 길은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역사다. 광저우 동메달 이후 지난 4년간 폭풍성장을 거듭했다. 2010년 모스크바세계선수권 개인종합 32위, 2011년 몽펠리에세계선수권 11위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세계 톱5'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 리듬체조계를 놀라게 했다.세계 5위에 만족하지 않았다. 2013년 키에프세계선수권 개인종합 5위에 이어, 2014년 이즈미르세계선수권에선 개인종합 4위, 후프종목 사상 첫 동메달의 쾌거를 썼다. 2014년 리스본월드컵에선 아시아 선수 최초 개인종합 1위에 올랐다. 2013년 리스본월드컵 이후 2014년 카잔월드컵까지 11대회 연속 메달행진을 펼쳤다. 지난 4년간 세계무대에서 확인한 '폭풍성장'은 '안방' 인천에서 눈부신 금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깜짝응원 온 '절친 선배'박태환이 기특한 동생 손연재를 향해 환한 오빠미소를 지어보였다.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전이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렸다. 손연재가 후프 연기를 마친 후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하트를 만들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02/
폭풍성장의 비결? 심판들 이구동성 '노력의 결과물'

지난 30일 오후 이즈미르세계선수권에서 심판을 맡았던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강화위원장과 차상은 MBC해설위원, 선수단을 이끈 이연숙 기술위원장을 공항에서 만났다. 이들은 지난 4년간 세계 무대에서 달라진 손연재의 위상에 대한 뿌듯함을 표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러시아에서 함께 훈련하는 다른나라 선수들이 연재를 많이 응원한다. 어딜 가나 손(Son)의 안부를 묻는다"고 했다. 손연재의 성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봐온 스승들은 손연재의 금메달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덩센위에가 좋은 선수인 것은 확실하지만, 발목 부상으로 인해 올시즌 2개의 월드컵 출전에 그쳤다. 연재는 시즌 내내 쉬지않고 착실히 준비했다. 자신의 것만 실수없이 해낸다면 새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폭풍성장'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이구동성 "성실성"이었다. 광고촬영으로 인해 훈련에 소홀하다는 세간의 소문은 사실과 달랐다. 손연재의 스승들은 "리듬체조는 하루만 하지 않아도 몸에서 바로 티가 나는 종목이다. 연재의 연기를 봐라. 지금의 결과가 그걸 말해주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2009년부터 손연재의 전 스케줄을 함께했던 문대훈 전 IB월드와이드 에이전트는 "광고촬영이 있을 때도 짧게라도 훈련은 빼먹지 않았다. 조금만 몸이 무거우면 알아서 훈련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손연재는 안방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2011년 이후 나홀로 러시아 노보고르스크훈련센터 기숙사에서 생활해온 손연재는 올해초 어머니 윤현숙씨와 함께 러시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아시안게임의 해, '엄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속에 안정감을 찾았다. 2013년부터 11번의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시리즈 대회에 꾸준히 출전했다. 11연속 메달행진을 펼쳤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멘탈, 기술 모든 면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조수경 스포츠심리학 박사와 영상통화, 문자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향한 '멘탈 트레이닝'을 이어갔다. 국내 유일의 1급 국제심판인 김지영 위원장에게는 수시로 기술적인 조언을 구했다. 메신저를 통해 난도, 연기, 점수룰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마지막 0.1점까지 더 받기 위해 스스로 준비하고 고민했다. 주변의 조언에도 귀를 열었다. 소피아, 카잔월드컵에서 초반 잇달아 실수를 범했던 루틴을 수정했다. 순서를 바꾸고, 난도는 유지하되 부담을 줄이는 동작이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더 이상의 실수는 없었다.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4위의 최고성적을 썼다. 결국 인천아시안게임 팀 은메달을 이끈 마지막 비장의 종목 역시 '곤봉'이었다. 18점대 최고득점을 찍으며 은메달 '반전드라마'를 썼다. 둘째날 개인전에서도 손연재는 멈추지 않았다. 첫 곤봉 18점대는 짜릿했다. 이후 승승장구였다. 안방팬들 앞에서 '무결점 연기'로 챔피언의 품격을 입증했다.

손연재에게 인천아시안게임은 여전히 과정이다. 런던올림픽 톱5 목표 달성 후 멈춰서지 않았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다음 목표를 이미 염두에 두고 있다. '아시아 1위' 손연재의 다음 목표는 2년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다. '독종요정' 손연재의 폭풍성장은 계속된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박태환이 손연재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금메달을 응원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전이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렸다. 손연재가 후프 연기를 마친 후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드는 가운데 관중석에서 연기를 지켜본 박태환이 감탄의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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