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마의 신' 양학선(22·한체대)이 난징세계선수권 참가를 위해 27일 오전 비행기에 올랐다. 25일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체조 종목별 결선에서 진통제 투혼속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선수촌 퇴촌 직후인 26일 태릉선수촌 인근 병원에 들렀다. 찢어진 햄스트링 부위에 물이 찼다는 진단을 받았다. 선수보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체조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은 한국 스포츠계의 보석같은 존재다. 세상에 없는 난도 6.4의 기술 '양학선'과 '양학선2'를 뛰는 유일한 선수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까지를 생각한다면,선수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지원도 열악하다. 손연재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은 대회때마다 개인 트레이너가 동행한다. 양학선의 부상을 돌보는 이는 대표팀 트레이너 1명뿐이다. 그것도 10여 명의 선수들을 한꺼번에 돌보기 때문에 차례가 돌아오는데 오래 걸린다. 부상을 달고사는 선수들은 스스로 테이핑하는 법에 도가 텄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한의 스포츠인 만큼 웬만한 부상은 괜찮다며 툭툭 털어낸다. "아프지 않은 선수는 없다"는 말로 고통을 감내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나서는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선수가, 처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부상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송주호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도마 종목에서 햄스트링 부상은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25m를 달린 후 비약을 위해 발을 차올리는 동작에서 허벅지 근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260도를 비튼 후 착지 동작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도마 동메달리스트인 박종훈 관동대 교수(SBS 해설위원) 역시 휴식을 이야기했다. "체조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동계훈련이다. 하루빨리 부상을 치료한 후 정상적인 동계훈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떨어진 근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당장 눈앞의 메달에 매달리기보다 선수보호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한 장기 계획을 세워야한다"고 역설했다. "이 상태로 난징세계선수권, 제주도체전까지 출전할 경우, 햄스트링 부상이 악화될 것은 자명하다. 치료기간이 길어지면 올해 동계훈련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또다시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